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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명 Jan 17. 2023

윤안경의 선글라스

선글라스가 멋쟁이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해 선뜻 꺼내 쓰기를 망설이던 시절, 해외 여행을 가면 남의 시선에 구애 받지 않고 선글라스를 쓸 수 있어 좋았다. 선글라스를 쓰려고 여행을 간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나의 선글라스 사랑은 남다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산텔모 시장 근처에서 산 선글라스. 브랜드 이름은 모르지만, 깔끔하고 하얗던 매장 내부가 기억이 난다. 내가 고른 선글라스는 동양인 골격에도 잘 맞았다. 레오파드 패턴의 진한 갈색 프레임은 아랫부분이 동그랗고 브릿지가 독특했으며 귀로 넘어가는 안경 다리는 짙은 초록색으로 포인트를 주어 마음에 쏙 들었다. 애지중지하며 지니고 다니다 이듬해 여행 도중 잃어버렸고, 그후 5년이나 지났지만 그 선글라스만큼 마음에 쏙 드는 제품을 찾지 못한 채 방황했다. 2년만에 마스크 없이 지내게 될지도 모를 여름을 앞두고 선글라스 쇼핑에 열을 올렸다. ‘누가 착용해서’, ‘유행이니까’라는 이유 말고 내 취향을 온전히 반영한 선글라스를 찾기 위해서 밤낮이고 선글라스 브랜드를 모았다. 


© 윤안경


지금 소개할 ‘윤(YUN)’의 선글라스는 그렇게 만났다. 독일 베를린에서 시작한 윤은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로, 패션과 기능, 동양과 서양, 디자인과 기술, 장인정신과 자동화 사이에서 절묘하게 균형을 잡는다. 서울 성수동에 자리한 매장에서는 안경을 고르고, 시력검사를 하고, 완성된 안경을 손에 넣기까지 단 20분이면 충분하다.

자, 이제 선글라스를 골라보자. 온라인으로 윤의 선글라스를 구매해도 괜찮은 이유는 ‘가상 시착’ 프로그램 덕분이다. 컴퓨터 화면으로도 프레임이 내 얼굴형에 잘 어울리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단, 이 부분은 제품마다 설정 여부가 다르니 확인해보길). 익숙한 모양에 프레임과 렌즈 색상의 톤온톤이 매력적인 아스터 피치 쿼츠(Aster Peach Quartz)를 골랐다. 윤의 선글라스 프레임은 대부분 바이오 아세테이트로 만든다. 일반 아세테이트는 면과 나무 펄프에서 추출한 소재로,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탄력성과 강도를 강화하기 위해 화학 물질을 첨가하는 반면, 바이오 아세테이트는 생분해가 되고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99.9퍼센트 박멸하는 향균 기능이 있어 인간과 환경에 이롭다. 25그램의 가벼운 무게 역시 장점. 또 코 받침이 있어 각자의 코높이에 맞춰 가장 편안한 상태로 착용할 수 있는데, 노즈패드가 티타늄 소재라 반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하다.


* 이 글은 지속 가능한 여행 뉴스 레터 <피치 바이 레터>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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