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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명 Jan 17. 2023

송추커피의 캡슐 커피

캡슐을 머신에 쏙 넣고 버튼만 누르면 금세 커피가 추출된다.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내린 커피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만한 편리성과 맛이면 됐다. 매일 아침 캡슐 커피를 내려 먹다 보니 어느새 머신 안에 가득찬 캡슐이 가득 찼다. ‘어? 이거 어떻게 버려야 하지?’ 그제야 쌓여있는 플라스틱 뭉치가 눈에 들어왔다. 죄책감이 속절없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편리함에 눈이 멀어 어떻게 버릴 것인지 고민도 않고 덜컥 사버린 것에 대한 뒤늦은 후회도 함께.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의 포장재는 분리 배출한다 한들 평생 썩지 않을 뿐더러 환경 호르몬도 발생한다. 불편한 진실을 맞닥뜨린 후 커피 머신을 한동안 사용하지 않다가 송추커피의 캡슐 커피를 발견했다.


© 송추커피 


송추커피의 캡슐커피는 친환경 생분해성 PLA로 제작됐다. PLA는 옥수수나 사탕수수와 같은 식물에서 추출한 식물성 전분으로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사용 후 바로 일반쓰레기로 배출하면 6개월 이내로 자연 분해된다. 송추커피의 주인장은 이전에 알루미늄 캡슐 커피를 생산하면서 ‘죄책감을 함께 파는 것 같았다'고, 생분해성 친환경 캡슐을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캡슐 커피의 종류는 두 가지, 초코와 피넛이 있다. 초코는 이름 그대로 다크초콜릿의 향과 마일드한 맛이 특징으로 아메리카노로 내려 마시는 것이 좋다. 피넛은 땅콩과 곡물의 향이 짙고 초코 캡슐보다 더 부드러워 라테에 잘 어울린다.(한층 진하고 맛있게 마시려면 캡슐 2개를 사용할 것) 캡슐에 들어간 원두는 5~6그램으로,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내릴 때 보통 20~23그램을 사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원두의 양이 훨씬 적은 편. 자칫 맛이 밍밍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진한 커피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머신 위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송추커피의 캡슐을 머신에 넣는다. 한결 편안한 아침이다.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안들은 늘 반갑다.


* 이 글은 지속 가능한 여행 뉴스 레터 <피치 바이 레터>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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