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축유 푼다는 바이든과 맞서는 OPEC
최근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리스크로 인기가 빠르게 식고 있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름값을 잡기 위한 강력한 행보에 나설 것을 시사했습니다. 한때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는 최근 큰 폭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70달러 후반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산유국 모임인 OPEC+에 증산을 요구하기도 했으나, 증산 속도가 성에 차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먼저 미국의 전략비축유(SPR) 5,000만 배럴을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략비축유는 미국 에너지부가 비상상황에 대비해 비축해 둔 원유인데요. 산유국들이 적극적인 증산에 나서지 않자, 아예 미국 정부가 전략유를 시장에 풀어 원유 가격을 낮추겠다는 계산입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영국 등 주요 원유 소비국들도 동참할 것으로 보이면서 총 방출량은 7,00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바이든 행정부는 실제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정유회사들에 대한 압박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원유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도 휘발유 가격이 낮아지지 않자,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정유 회사들의 담합을 조사하라고 지시하기도 했죠. 게다가 전략유를 추가로 방출할 수 있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OPEC+도 바이든 대통령의 압박에 쉽게 굴복할 것 같진 않습니다. 중동 산유국과 러시아 모임인 OPEC+는 올해 8월부터 매일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결정했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의 추가 증산 요청에도 증산량을 그대로 유지해왔습니다. 산유국들은 원유 가격이 낮아지는 것을 원치 않기에 증산에 민감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이 증산을 압박하며 전략유 방출을 선언하자 OPEC의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OPEC+에 속한 러시아가 아예 증산을 중단해버리는 것을 고려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OPEC 내에서도 UAE와 쿠웨이트는 증산 중단에 반대하고 있다고 하죠. 다음 달 2일 OPEC 회의가 예정되어 있는 만큼, 어떤 결론이 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올해 유가가 크게 오른 것은 경제 회복과 각국의 친환경 정책 때문입니다. 올여름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해 미국의 멕시코만의 석유 생산 시설이 폐쇄되면서 생산량이 급감한 가운데, 경제 회복으로 인해 원유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인데요. 뿐만 아니라 유럽 주요국들의 에너지 전환 움직임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대체재인 석유 가격도 덩달아 올랐습니다.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은 얼마 전 월례회의에서 “12월부터 원유 공급 초과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발언했는데요. 더군다나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다시 심해지면서 원유 수요도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며칠 전 코로나 재유행 우려에 국제유가가 급락하기도 했죠. 과연, 국제 유가는 다시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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