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처럼 전해 내려오는 말이 있다.
“그 사람을 처음 만나는 순간, 결혼할 것 같다는 느낌이 왔어요.”
음.. 과연 그럴까?
나의 경우에는 번개에 맞는 듯한 전율이나 찌릿한 느낌처럼 강렬하게 드는 생각은 아니었다. 그저 순수하게 서로 좋아하는 연애 감정으로 ‘이 사람이 앞으로 쭉 보고 봐도 괜찮아서 언젠가는 가족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라는 소망은 있었다. 아마 사람 성향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싶다. 나는 꽤나 신중한 편이다.
아무래도 사귀던 사람과 이별하는 것은 힘이 들기 때문에 그것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에서 기인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소망은 소망일 뿐. 어떤 사람은 만날수록 마음 한 구석에서 뭔지 모를 불편함이 들기도 있고, 또 서로가 아닌 외부적인 요인에서 인연을 이어가지 못한 적도 있었다.
그럴 땐 이게 그렇게나 어려울 일인가 싶기도 했다. 이 세상에는 이미 결혼을 하고 가족이 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들은 다 어떻게 만나게 된 것인지... 내가 너무 깊게 생각하는 것일까.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한다. 어릴 적에는 그 ‘때’라는 것을 기다리기가 어려워서 잔소리처럼 참 듣기 싫은 소리이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억지로 노력해서도 되지 않는 일은 이 길이 내게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또 가끔은 정말로 때가 되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 말고는 다른 이유를 설명할 수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