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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Jan Jan 31. 2022

시간의 시작

게으른 자의 뒤늦은 새해 다짐

시간이 흐른다. 시작에서 끝으로 계속해서 나아가기만 하는 시간은 우리로 하여금 늘 죽음을 생각하게 한다. 더해지고 더해지다 결국 0에 이르게 되는 이상한 수학. 인간이 달력을 만들고 주와 월, 년을 새겨넣은 것은 어쩌면 죽음을 잊기 위한 숭고한 노력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선조들의 그런 수고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다소 평범하게 새해를 맞이했다. 비슷비슷한 하루들을 보내고 어김없이 한주를 시작했다. 너무 많은 시작에 익숙해진 걸까. 아니다. 오히려 그간 시작이라는 단어에 지나치게 큰 의미를 부여하고 살아 왔던 게 분명하다. 세상에는 하루를 저녁에 시작하는 사람도 있고 일주일을 목요일부터 시작하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하물며 새해도 신정부터인지 구정부터인지 매년 헷갈리면서.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1월과 신정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열 두달 중 한달에 불과하고 365일 중 하루에 불과할 뿐이다! 라고 믿고만 싶다.

출처 :pexels


그렇다면 시간의 시작은 대체 어디에 있는가? 우주의 대폭발이 있던 시점일까 아니면 내가 태어난 혹은 최초의 세포로 존재했던 시점일까. 시간도 물질처럼 무한히 쪼개다 보면 원자와 같이 아주 작은 단위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을 기준으로 본다면 놀랍게도 시간은 매 순간 새로운 시작이자 끝이 된다. 그러므로 시간이 흐른다는 건 오직 죽음만을 향해 달려나가는 것이 아니라 죽음만큼 탄생을 마주해나가는 여정을 의미한다.


 그리하여 올해는 거창한 계획을 세우는 대신 매 순간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하겠다는 소박한 각오로 새해를 맞이해보기로 한다. 슬퍼도 기뻐도 언제나 Happy new mo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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