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디고운 예쁜 나의 복순 씨가 세상을 떠나 천국에 간 지 3개월이 훌쩍 지났다. 무더운 여름 우리의 이별은 갑작스레 아니 차근차근 그렇게 준비되고 있었고 그 마지막이 왔다. 할머니의 얼굴과 몸을 닦아드리고 긴 발톱과 손톱을 다듬어드린지 약 2주 후였다.
할머니와의 마지막은 외래를 갔던 6월 26일이다. 우리 할머니는 담즙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관을 달고 몇 달째 고생 중이었다. 드시지도 못해서 콧줄로 고통스럽게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었다. 그럼에도 가장 좋아하는 찬송가를 부를 때면 나지막이 따라 불렀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를 할머니와 눈물로 부르던 순간들이 꿈만 같다. 이젠 돌아오지 않고.. 그저 내 기억 속에 그리운 때로, 소중했던 추억으로 남아 있다.
헤어질 때 '할머니 내가 남은 준비해서 곧 모시러 갈게. 소영이네 집 가자. 그러니 잘 견디고 있어.' 이게 우리의 마지막 인사였다.
지난 5월 입원해 계실 때 한 시간 동안 땀 흘리며 할머니 죽을 먹여 드렸던 때, 날 보며 웃어주던 때, 같이 살고 싶다며 쭉 같이 있고 싶다던 그때, 내 뉴스를 보며 잘한다고 봐주던 그때 모든 게 참 꿈만 같다. 좀 더 살갑게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할머니 외롭게 해서 미안하다는데도 그저 바라봐준 우리 할매..
날 보며 늘 예쁘다고 해주던 무한 사랑의 할머니가, 사랑이 넘치던 할머니가 그립고 보고 싶다. 할머니는 그토록 바라고 꿈꾸던 천국에 가 더는 아프지 않고 행복하게 예쁜 모습으로 지내고 계실 거다. 그래서 다행이란 생각도 들지만 할머니가 오늘처럼 너무나 보고 싶은 날이면 많이 많이 그립다.
복순 씨 행복하지? 향이, 믿음사월이, 소랑이랑 잘 지내고 있어. 할머니 우리 다시 만나는 날 오래도록 수다하자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