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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에 사는 이방인 단어들 009 “자동화 自動化”

자동화라는 벽

칭다오에 사는 이방인 단어들 009


“자동화 自動化”

1.

다른 힘을 빌리지 아니하고 스스로 움직이거나 작용하게 됨. 또는 그렇게 되게 함.


 세상에는 다른 힘을 빌려야만 숨 쉴 수 있고, 움직일 수 있고, 살 수 있는 사람도 있다. 스스로 무언가 하기엔 벅찬 사람들도 있다. 이들에게 자동화는 거대한 벽처럼 느껴질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팬데믹이 남기고 간 ‘비대면’, ‘키오스크’, ‘스마트 00’ 등은 결국 자동화라는 미래지향적인 단어와 맞물려 있는 거 같은데, 그 미래가 정말 행복한 미래인지 모르겠다.


 ‘자동화’(당)하는 세상에는 어딘가 여백이 보이지 않는다. 스마트 체크인을 하고 수화물을 셀프로 보내는 곳에서 머뭇거리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키오스크 앞에서 스크린을 여러 번 터치하다가 끝내 돌아서는 어르신들을 자주 본다. 웃으며 반기던 지상직 승무원과 점원들의 눈빛을 잃어가고, 영혼도 없이 같은 말을 반복하는 기계를 보며 고맙다는 말을 삼킨다.

 

 그렇게 되고 싶지 않은데 그렇게 하라는 세상을 조금 얄밉게 바라보다가 칭다오에는 없는 롯데리아 버거를 먹으며 글을 쓰고 있는데, 안내 방송이 나온다. “매장에 있는 점원들은 환경 관리를 할 시간입니다.” 그래, 관리직도 위태롭구나.


 난 하이브리드가 좋다. 반자동 같은 거.

그동안 누렸던 편리함에 수많은 헌신이 있었음을 기억하고 싶은 날이다.

 

 20240119 인천과 칭다오 사이

스마트패스(안면정보)를 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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