쇤베르크의 무조음악과 12음기법 사이의 간극

by 반대로 선 거울


무조음악과 음렬주의는 쇤베르크에 의해 이루어진 일이지만 거기에는 깊은 간극이 존재한다.

무조음악의 정당성은 기존 온음계 음악의 다양한 형식들이 사실은 제한, 한계라는 문제 의식을 가지고 출발한다. 그런 한계를 극복하고 음이 가지고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더 완벽하게 실현 하고자 하는 노력이었다. 이는 미분적 무한 다양성의 기점으로 음을 이해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음은 기존의 형식이나 한계들에서 해방된 무한한 창조의 기반으로 새롭게 정초되는 것이다.

12음계는 12개의 음을 몇가지로 변형 함으로써 다양성을 나열한 후 그중 작곡자가 원하는 부분을 추출해, 기존 음악 형식에 규정 당할 가능성을 차단하는, 작곡 방법이다. 즉 랜덤한 임의성으로 무한성을 대신하고, 그 임의성으로 전통적 규제나 제한을 무시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음의 세계를 열어보고자 하는 것이다. 즉 핵심은 쇤베르크 앞에 열린 무한한 음의 가능성 앞에서 어떤 현행화의 규칙을 정립하고 자 하는 것이다. 12음기법은 무한한 음의 현행화 방법에 대한 제안인 것이다.

하지만 의문이 생기는 부분은, “특이성 없는 현행화가 가능한가?” 라는 부분이다. 현행화는 구체적 시공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인데 이런 구체성은 어떤 필연성을 동반한다. 이런 필연성이 없는 현행화란 추상적이어서 가능하지 않다. 구체성은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며 그 관계가 낳는 필연성이 특이성이 되는 것이다.

그 특이성은 생명의 생성과 같이 살아 움직이는 의미가 발생하는 지점이 될 것인데 그 지점을 12개 음의 변주로만 제한 한다는 것이 도무지 가능해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

무조음악으로 얻은 자유를 12음기법으로 다시 구속하는 어리석은 행동인 것이다.

후기 쇤베르크는 결국 신고전주의와 별반 다르지 않은 행동을 하게 된다.

무한하게 열린 추상적 자유로서의 음악적 잠재성이 어떤 현행화를 통해 구현 되는 가에 바로 음악적 자유의 영역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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