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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 썬 Nov 27. 2021

비가 내리는 날

비가 내 마음을 툭툭 건드리다.

비가 온다 

장마도 아닌데 비가 많이도 온다.

뭐야~~ 비 오면 눅눅해서 싫은데.... 

    

어릴 때는 뭐가 그리 좋았을까?

비 오는 날이면 우산을 쓰고도 흠뻑 젖을 정도로 뛰어놀았던 기억이 난다.

     

비가 오니 고등학교 3학년  여름이 생각났다. 아마도 스트레스가 많은 날이었을 것이다.

한여름 장대비가 내리던 날.... 주말 보충수업.... 생각만 해도 싫었던 기억이다.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 뭐에 홀렸을까? 셋이서 눈이 마주친 순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씩~~ 웃었다.  갑자기 손을 잡고 무작정 비 오는 운동장으로 뛰어들었다.

흠뻑 젖고 또 젖을 때까지 소리를 지르면서 이곳저곳 얼마나 뛰어다녔는지 모른다... 그때 생각을 하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이제는 아~~ 그때는 그랬었는데....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거리 중 하나이다.

     

요즘은 비가 오면 뭘 하지? 나는 비가 오는 날이면 뭘 하고 싶을까?

비 오는 날이면 예쁜 카페나 집에서... 달콤한 커피(뜨봐라-뜨거운 바닐라 라테)를 마시면서 책을 읽고 싶다.  창유리 위로 또르르르 맺혔다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아주 감성적인 내가 된다.

         

밖에서 들려오는 빗소리? 내 귀에만 들릴지 모르는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면서 손이 가는 대로 쓰고 있다.  내 생각 내 느낌 이걸 언젠가 내가 다시 읽을 수 있을 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요즘은 밖이 아닌 집이나 카페 같은 공간에서 비를 보는 게 좋다.

특히 차 안에 앉아 차창으로 떨어지는 비의 모습(?), 빗소리가 좋다.

    

언제부터 인가 비가 오면 나가기 싫고 몸의 이곳저곳이 아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엄마나 이모들이 “비가 올 것 같다”라고 몸이 기상청인 것처럼 말씀하셨었는데 요즘 나의 몸 한 곳... 또 어느 한 곳이 비오기 전의 신호처럼 아플 때가 있다. 어느 순간 나의 몸이 스멀스멀 늘어지고 찌뿌둥해지면 “아~~ 비가 오려나?” 60% 정도는 비가 온다... 나의 몸도 어느덧 기상청이 되어가는 듯하다.  

   

빗소리가 들리고 출근하지 않는 오전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창밖을 바라본다.

"아~~ 좋다. 따뜻하다" 이런 말이 절로 나오는 날이다.

며칠 전만 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셔야 했는데 날씨의 간사함과 나의 적응력에 또 한 번 놀란다. 내가 비 오는 날을 이렇게 좋아했었나?

엄청난 추억도 없는데 창밖의 비 오는 풍경 하나로 그냥 힐링되는 기분이다.

연두색 초록색의 나무들이 비를 맞아 본인들의 색깔을 더 많이 보여주는 것 같다.     

태풍이 온다더니 그냥 지나가는 비가 아닌가 보다 빗소리가 점점 더 커지면서 바람도 불어 방문이 꽝 닫혔다. 이제 연필을 그만 내려놓아야 될 것 같다. 

오늘.... 커피, 빗소리, 비 오는 날의 추억

이 모든 것에 감사하며 하루를 시작해봐야겠다.     


2021.8월 비 오는 날 아침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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