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햄버거 도장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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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탄과 이어집니다.
아프리카에서 많은 레스토랑을 다니며 맛 본 햄버거 기록 2탄. 정리를 해보니, 1탄에서는 그래도 맛있는 햄버거가 대부분이었는데 아쉽게도 2탄에 나오는 버거들은 1탄에 나온 버거들보다 아쉬운 면이 많다. 쓰다보니 햄버거를 너무 많이 먹은 것 같기도 하고, 다양한 햄버거를 먹은 만큼 앞으로는 버거 외식을 조금 줄여볼까싶기도 하다.
7. 어떤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버거 / 9불
버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패티의 맛이 그냥 그랬던 버거이다. 위에 있는 번은 크기에 비해서 소스가 너무 조금 발라져있었다. 번은 한국 동네 빵집에서 만든 햄버거의 번인데 실내에서 보관하고 굽지 않은 햄버거용 빵이었다. 소스는 칵테일 소스였고 토마토와 양파를 으깨서 패티와 상추 사이에 발라져있었다. 번의 크기를 조금 줄이고, 소스를 더 많이 발랐다면 맛있었을 것 같다. 물론 패티가 엄청 맛있지는 않아서 소스가 많이 더해졌다고 해도 엄청나게 맛의 차이가 느껴졌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소스가 많이 들어있었으면 뻑뻑하다는 느낌이 덜했을 것이다. 만 원을 내고 먹기에는 아쉬운 버거였다.
8. 크리스피 치킨 버거 / 8불
치킨 패티가 튀겨져서 들어있는 버거였다. 소스는 싸우전드 아일랜드와 비슷한 맛이 나는 소스가 들어가 있었고 패티가 얇아서 먹기 편하고 좋았다. 치킨 패티뿐만이 아니라 모짜렐라 치즈도 굉장히 얇게 튀겨서 같이 넣어주는 데 치즈가 정말 맛있었다. 한 입 베어물 때마다 쭉 늘어나는 치즈가 최고였다. 튀긴 치즈가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다. 치즈와 치킨 패티가 조화로웠고 소스도 기대했던 것보다 잘 어울렸다. 위의 시그니처 버거와 같은 레스토랑이었는데 9불짜리 시그니처 버거보다 8불인 크리스피 치킨 버거가 더 맛있었다.
9. 정말 맛없던 무슬림 식당의 치즈 버거 / 4.5불
한국 돈으로 5천원을 내고 먹기에는 너무 돈이 아까운 맛이었다. 무슬림 식당에서 시킨 소고기 버거였는데 정말 사진 그대로 뻑뻑하고 싸구려 맛이었다. 한국으로 치면 포장마차같은 곳에서 2천원에 파는 싸구려 햄버거 스타일인데 그걸 5천원이나 내고 먹었다니. 패티가 뻑뻑한 것은 당연하고 소스도 그냥 케찹이 전부였다. 치즈는 슬라이스 치즈가 패티에 올라가있었는데 너무 작아서 치즈 맛이 느껴지지도 않았다. 차라리 한국 길거리 분식 포장마차에서 3,000원짜리 햄버거를 사먹는 게 훨씬 낫다. 이 식당도 한 번 가고 나서 다시는 가지 않았다.
10. 현지에서 가장 인기많은 치킨 버거집의 징거 버거 / 8.25불
패티도 두껍고 아프리카에서 먹은 치킨 버거 중 가장 맛있는 치킨버거였다. 마요네즈랑 토마토, 양상추도 많이 들어가 있었고 맥도날드 상하이 스파이스 치킨 버거와 KFC의 징거 버거와 비슷한 맛이 났다. 치킨 패티도 깅장히 두껍고 살짝 매콤했다.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역시 마요네즈! 마요네즈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있었고 빵이 엄청 큰 데도 소스가 넉넉하니까 뻑뻑하다는 느낌이 크게 들지 않았다. 패티가 너무 커서 한 입에 넣기가 어렵다는 점만 빼면 거의 완벽한 버거이다.
11. 현지에서 가장 인기많은 치킨 버거집의 휠레 버거 / 8.25불
아프리카에서 먹은 치킨 버거 중에서 한국 KFC에서 먹는 치킨 버거와 가장 비슷한 버거였다. 마요네즈가 들어가 있고, KFC에서 파는 휠레버거와 거의 흡사했다. 빵이 조금 질기다는 점만 빼면 소스도 많이 들어가있고 만족스러웠다. 토마토나 양파는 들어가있지 않고, 야채는 오직 양상추만 들어가있어서 먹다보면 느끼해서 물린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개인적으로 느끼한 걸 좋아해서 맛있게 먹은 버거이다. 버거도 굉장히 커서 먹고 나면 정말 배부르고 든든하다.
한국에서는 햄버거를 이렇게까지 자주 먹지는 않았는데 빈도수로만 따지면 한국에 있었을 때보다 적어도 3배는 넘게 더 많이 먹는다. 아무래도 한국에는 한식, 중식, 일식, 양식 등 외식을 할 수 있는 음식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외식을 할 때 햄버거를 먼저 떠올리지 않았었다. 아프리카 레스토랑은 대체적으로 양식이 많아서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어느정도 데이터 베이스가 쌓였는데도 이미 가본 레스토랑이 아닌 이상, 어떤 버거집이 맛있는 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직접 체험해보지 않는 이상 아프리카는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는다. 이런 게 바로 아프리카의 매력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