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앞에 시인이 되다.
저무는 것일수록 아름다운가?
청춘의 푸른 옷들을 벗어던지며
계절의 문턱에서
살아온 날들이 소중했음을
온몸으로 노래하는구나!
그래!
여름날 내내
전신에 뜨거운 햇살을 버텨내며
둥치며 뿌리에 자양을 만들겠다고
얼마나 발버둥 쳐 왔던가?
이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붉은 꽃단장으로
곱게 화장하고 바람에 살랑대는 너를 맞아
낮술 한잔에 나도 얼큰히 취하며
내 살아온 육십여 년의 삶을
너와 더불어 넋두리하고 싶구나!
이 계절이 다 가기 전에…
아직은 곱고 이쁜 너의 손길이
내 곁에 머물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