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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이랑 Jul 26. 2020

추억은 없어도 기억은 있다.

그곳에서는 편안하시길...

젊은 농부가 꿈이었던 삼촌이 계셨다.

농고를 나와 배를 타셨던 그 삼촌은 돈을 모아 고향에 산을 사셨다. 그리고, 밤나무만 남기고 돌아가셨다.


할머니는 매일 아들의 묘에 가서 앉아계셨다.

그런 할머니를 20년 넘게 모신 건 사업에 실패해, 귀농해야 했던 막내 삼촌이었다. 그리고,10년 전 할머니는 막내아들의 꽃상여를 타고 떠나셨다.



막내 삼촌은 3년 전 돌아가셨다.

절대 섞일 것 같지 않았던, 7명의 이복형제는 5명이 되어서야 비로소 형제 같아졌다.


그리고 내 기억 속엔 막내 삼촌의 목소리가 남아있다. 추억은 없지만, 기억이 남아서 가끔 눈물이 고인다.






저녁 하늘


서쪽하늘

붉은 저녁 빛깔

나를 부르는 구슬픈 어메 목소리

여기 있소

아무리 외쳐봐도

그 귓가에 내 목소리는 들리지 않네


어메요. 어메요.

어딜 보오.

나는 여기 있소.

당신 앞에 있소.

어메요. 어메요.

여길 보오.

당신 앞에 서 있는 나를 보오.


떠나간 사람일랑

찾지 마오.

어메 눈빛 속 그를 찾지 마오.

나를 통해 그를 보지 마오.

다시 한번 나를 보오.



퍼런 하늘

찾아드는 어둠

나를 깨우는 희미한 어메 목소리

어디 갔노

날 두고 어디 갔노.

흐느끼는 그 목소리가 처량하오.


어메요. 어메요.

누굴 찾소.

나는 여기 있소.

당신 앞에 있소.

어메요. 어메요.

가지 마오

당신 곁에 서 있는 나를 보오.


무정한 사람일랑

찾지 마오.

마음 깊은 곳 그를 찾지 마오.

하루라도 오직 하루라도

그냥 나만 바라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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