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vergreen Jan 27. 2023

2023년 1월

이집은 지독하게 행복한데 저집은




설에 모처럼 가족이 다 모이는

시골 할머니집으로 갔다.

들어갈때

"어~~왔나~~~" 다들 반겨주시고

어른들은  사라락 다른방에 모여

우리집 아이들에게 관심도 없이

화투를 치고 술을 드신다.


젊은 이들과 아이들은

익숙한 듯 멍하니 티비를 본다.


식사생각이 없으시다는 어른들은 뒤로하고

우리 가족 넷은 밥을 먹는다.


아빠가 졸린눈을하고 와 곁에 앉는다.

"@@가 이제 중학생이지?"


그말을 듣다

젓가락을 세게 내려놓았다.


내 첫 아이를

당신의 외손주를

아기 때부터 만날때마다 물으셨다.

"올해 몇살이지~?"


나한테만 관심이 없는게 아니라

우리집 아이들에게도 관심이 없는건가

늘 불만이었는데


애들아빠를 곁에두고

또 그타령이다.

"올해 6학년이잖아요!!!진짜!!!"

얼굴은 울그락불그락인데

아이들 놀랠까싶어 겨우 웃으며 이야기하는데


뒤이어 들어오는 엄마도 묻는다.

"야가 몇학년이지?"


겨우 붙여놓았던

가족이라는 끈이 툭끊어진다.



겨우 시간을 떼우고

서둘러 나와버렸다.



얼마 후면 아빠생신이다.

딸은 넷인데

큰딸은 아직 결혼을 하지않고

타지에 산다고

한번도 생신챙기러오지도 않고


둘째인 나만

결혼을 했다는 이유로,

어설프게착하다는 이유로

고모들의 성화에

매번 생신을 챙기러 내려갔다.



셋째,넷째는 아직학생들이라 항상 열외,


이번에도 우리만내려가야되나 싶어

날짜를 물어보니

남편이 갑자기 이야기한다.



"여태 왜 우리만 챙겨..."



아무말 없이  잘 하던 사람이 저러니

배신감이 든다.



그러고는

뒤이어 말을 건넨다.



한번도 어머님께 밥한번 얻어먹은 적 없고

우리애들에게 관심도 없으시고

우리만 동동 거리는게 속이 상한단다...


매 명절때마다

매 생신때마다

내가 느끼는 마음을

저사람도 고스란히 느꼈겠지.


그래도

가족의 끈을 이어주는 사람이

저사람이었는데

저사람마저 무지 서운한가보다...



큰언니와 바로밑 동생에게

큰맘먹고 연락했다.


올생신은 내가 힘들것같다고,

내마음이 진정되면 갈테니

다들 이번생신은 각자좀챙기라고 연락을 했다.



큰언니는 대꾸가 없고

밑 동생은 언니 무슨일 있었느냐고,

그동안 미안하다며 연락이 온다.




친정이라고 있는데

나는 늘 동동거리고 불편한데


오늘찾은 시댁은 유난히도 화목하다.


아들이 어머님을 칭찬하고

어머님은 딸과 아들을 칭찬하고

여동생은 오빠와 친하게 속을 터놓고



오늘은 유독 속이상해

시댁에서 남편과

되도안한 이유로

결국 싸웠다.




이집은 아주 동화속처럼 행복한데

저집은 아주 지지리도 불행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2023년 1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