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Witch: Part 2. The Other One
대한민국 스릴러 영화의 대표 감독이라 할 수 있는 박훈정 감독의 첫 시리즈물인 마녀는 태생적으로 기대와 우려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작품이다. 감독 스스로가 마녀만의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꿈꾸고 거대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었으나, 한국 시장에서 시리즈물이 성공하기는 어렵다는 지역적 한계와 예산의 문제 때문에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던 마녀는 세계적인 영화사인 워너 브라더스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마녀 1의 성공적인 론칭이 가능했다.
이후 마녀 2를 손꼽아 기다렸으나 코로나 여파를 피해가지는 못했다. 제작사에서도 대규모 지원이 더 이상 불가능해지면서 기존의 세계관을 줄이면서 등장한 마녀 2는 어쩌면 한국 스릴러에 중요한 작품이었을지 모르겠다.
소녀는 아크 밖에서 지내본 적이 없지만, 머리가 아픈 증상이 나타날 때면 나를 찾아오라는 미지의 음성을 듣게 된다. 중국 상해 랩에서 탈출한 토우들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소녀는 흰 옷과 온 옴에 흩뿌려져 있는 피가 말해 주듯 구자윤을 뛰어넘는 또 다른 능력을 보여준다.
여기서 반드시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초인간 그룹의 계급이다. 세대를 달리 하는 이들은 실험체라는 이름에 갇혀 각기 다른 목표를 가지고 소녀를 쫓는다. 장은 아크의 관리 책임자로 초인간들의 초기 실험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특정 조건에서 신체 이상반응을 보이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2세대 그룹이라 할 수 있는 토우는 이들보다는 월등히 높은 신체 능력과 일부 염력을 사용할 수 있는 단계에 나아간다. 구자윤은 2.5세대 정도 되는 실험체로 2세대보다는 높은 수준의 염력과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3세대 실험체인 소녀는 이번 이야기의 바로 The other one인 것이다.
이 정도 스토리 라인만 알고 가더라도 마녀를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그렇지만, 1편을 보지 않았다면 마지막 장면이 이해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세계관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친절하지는 않다.
그러나 박훈정 감독의 작품이 그러하듯이 볼거리 하나는 끝내준다. 이제는 염력을 다루는 초인간들의 세대를 넘어서는 대결은 그 자체로 볼거리가 충분하다. 여기에 우영우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박은빈 역의 경희의 농장을 노리는 용두(진구 역)가 양념처럼 끼어 있는데 사실 과연 이렇게 하찮게 사용되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이들을 살려내고 싶었던 소녀가 또 다른 능력을 발휘하고 싶지 않았을까?)
사실 많은 평론가들이 기대보다는 아쉽다는 평을 하고 있지만 아쉽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박훈정 감독이 낙원의 밤에서 보여준 제주도라는 배경이나 작품의 흐름에 있어서 약간의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이 작품을 해석하는데 독이 되지는 않았을까? 마녀 그 자체로만 보자면 2018년에 처음 마녀 1이 나오고 4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 나온다는 시점적인 차이가 오히려 몰입감을 떨어뜨리지 않았을까? 원래 시리즈 물이라 함은 자리가 잡기 전에는 적어도 2년 터울로는 나와줘야 했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마녀 2가 아쉽다. 친절하지 않은 감독에게 친절함까지 장착해 달라는 것은 무리니, 오히려 마녀 1을 보고 2를 보러 간다면 더 잘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낙원의 밤은 잊어주길.
한줄평: 내 평화롭고 사랑스러운 제주도를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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