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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도녀쪼미 May 05. 2020

Los Angeles(로스앤젤레스)

Episode 3. LA 시티 투어

여행 정보를 수집하고 계획 세우는 걸 좋아하는 나는 여행 가기 전 항상 하는 게 있다. 여행 관련 사이트, 블로그, SNS 등을 통해 여행 가고 싶은 곳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알아보고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이번 LA 여행은 갑자기 결정을 한터라 많은 정보를 알아볼 시간이 없었다. 급한 데로 SNS를 통해 가고 싶은 곳을 찾아 지도에 표시해두고 동선을 고려해 여행하기로 했다. 휴대폰 지도에 표시해둔 가고 싶은 곳이 화근이 되어 이번 여행을 힘들게 만들지 꿈에도 상상하지 못하고서 말이다.


10월 늦여름 날씨였던 LA, 추위를 많이 타는 나에게 아침저녁으로는 긴팔이 필수였다. 롱 가디건과 셀카봉을 챙겨 들고 여행길을 나섰다. 아침으로 에그슬럿을 먹고 라라랜드 촬영지인 엔젤스 플라이트를 탈 계획이었던 난 제일 먼저 그랜드 센트럴 마켓으로 향했다. 너무 이른 시간에 도착해서 인지 그랜드 센트럴 마켓은 아직 오픈을 하지 않았다. 항상 오픈 시간을 확인하고 여행했던 나였는데 오픈 시간 하나 확인 안 하고 나온 나 자신이 너무 한심했다. 이 일을 시작으로 하루 일정이 모두 꼬여버렸던거 같다.


“아직 난 배 안 고프니까 괜찮아”


위로 아닌 위로를 하며 엔젤스 플라이트를 타러 가기 위해 발길을 돌렸다. 엔젤스 플라이트를 타기 위해선 거금 1달러를 내야 됐다. 평소에는 큰돈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막 쓰면서 왜 여행만 오면 모든 게 다 아까운지 모르겠다. 즐기려고 하는 여행인데 말이다. 거금을 내고 탄 엔젤스 플라이트는 순식간에 도착지점에 도달했다. 직접 엔젤스 플라이트를 타보니 왜 사람들이 옆에 있는 계단으로 다니는지 알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래도 나는 여행객이니까 좋은 경험을 한 거야.  



영화의 도시 LA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할리우드 거리가 떠오른다. 2015년 캘리포니아 여행 당시 엄마, 언니와 함께 할리우드 거리를 여행한 적 있다. 패키지 관광으로 한 여행이다 보니 정해진 시간에 빠듯한 일정을 모두 소화해야 했고 이에 찍어가듯 할리우드 거리를 구경한 적이 있다. 급하게 구경했지만 내 사진첩에는 아직 이병헌 사인과 함께 찍은 사진이 남아있으니 여행한 게 아닌가.


“할리우드 거리는 다시 안 갈 거야”


이번 여행은 한 번도 가지 못했던 곳 위주로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에 할리우드 거리는 안 간다고 마음먹었는데 할리우드 역을 지나가는 지하철을 보니 할리우드 거리가 가고 싶었다. 급속히 변하는 세상인데 아직도 그때의 그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지 궁금했다. 그리고 그 당시 엄마, 언니와 함께한 그때의 추억이 그리웠다. 그렇게 나는 할리우드 거리를 거닐며 추억 여행을 했다.   



핫한 동네로 급 상승하고 있는 멜로즈 애비뉴는 길게 늘어선 상점의 벽화들이 너무 매력적인 곳이다. 자유로운 나라 미국이라 그런지 미국 여행을 하면 예술 감성이 가득한 벽화거리를 많이 볼 수 있다. 뉴욕의 윌리엄 버그에서도 볼 수 있는 벽화거리이다 보니 항상 제일 마지막 여행 후보지로 시간이 남으면 돌아보고 했는데 이번 여행은 달랐다. SNS를 뜨겁게 달구었던 폴스미스 핑크벽. 도대체 폴스미스 핑크벽이 뭐길래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지 궁금했다. 멜로즈 애비뉴를 여행하기 위해 할리우드 거리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지도에 미리 표시해둔 폴스미스 핑크벽을 찾아가기 위해 버스 타고 근처까지 이동 후 거리를 거닐며 구경하기로 했다. 차가 없으면 여행하기 힘든 LA이다 보니 우버를 타고 많이 이동을 했는데 생각보다 교통비가 많이 들어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데는 대중교통을 타고 걸을 수 있는 거리는 걸어 다니자고 마음먹고 멜로즈 애비뉴 근처에 도착했다. 벽화를 구경하며 걸어 다니니 30분이 금방 지나갔다.


“어 뭔가 이상한데?”



걸어도 걸어도 폴스미스 핑크벽이 안 나오는 게 아닌가. 벽화거리는 점점 끝이나 가고 햇볕은 뜨겁고 점점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이상하다 싶어 지도를 다시 한번 확인해보니 지도에 찍어두었던 표시는 폴스미스 핑크벽이 아닌 멜로즈 애비뉴를 표시한 것이었다. 내가 왜 제대로 확인도 안 했을까. 급한 데로 다시 찾아보니 반대쪽으로 신나게 걸어 폴스미스 핑크벽을 보려면 다시 돌아가야 되는 상황이었다.


“난 이제 더 이상 못 걸어”


결국 열심히 걸어온 길을 우버를 타고 다시 돌아갔다. 처음 내린 버스정류장이 보이고 얼마 가지 않아 우버는 멈춰 섰다. 바로 코앞에 폴스미스 핑크벽을 두고 30분이나 찾아 헤매다니 너무 한심했다. 도대체 폴스미스 핑크벽이 뭐라고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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