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상처
눈 옆이 찌릿찌릿했다.
‘어, 이게 뭐지?‘
걱정의 늪에 빠질 때쯤, 남편이 다래끼 같다고 안과에 가 보라고 했다. 남편 말대로, 의사 선생님은 다래끼라며 약을 처방해 주셨다.
내 인생 처음으로 다래끼에 걸리게 되었다. 그전에는 한 번도 나 본 적이 없었는데…
남편이 입원을 하고, 거의 매일 눈물로 기도했다. 초기에는 너무 많이 울어 눈이 팅팅 부었다. 원장님께 설명을 들을 때도, 내가 계속 울어 원장님이 휴지를 뽑아 닦으라고 건네주셨다. 교회에 가서도 기도하면서 눈물과 콧물을 강물처럼 쏟았다.
그러더니, 결국 다래끼가 찾아왔다. 오른쪽 눈 옆이 찌릿찌릿하더니 점점 눈 위로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5일 정도 지난 후, 왼쪽 눈 아랫부분도 찌릿찌릿했다. 또 다래끼였다. 나는 양쪽 눈이 벌게져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되었다.
2주 가까이 되었지만 아직도 다래끼는 벌겋게 자기의 존재를 주장하고 있다. 눈물이 남긴, 기도로 남긴 흔적인 것일까? 영광의 상처인 것일까?
‘어머, 눈이 왜 그래요?’
출근하고 사람들을 만날 때 민망하기도 하다.
그러면 뭐 어떤가?
눈물의 기도 덕분에 남편이 조금씩 나아진다면, 다래끼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래도, 퇴근 후에는 ‘다래끼 째는 영상’을 보며 덜덜 떤다. 엄청 아프다는 댓글에 겁을 먹기도 한다. 제발 째지 않고 잘 낫길 바라며 잠에 든다.
아침이다. 어제보다 나아진 다래끼를 보며, 내 삶도 상처를 조금씩 이겨내고, 좀 더 평온하고 성숙한 삶을 살아보자고 나를 토닥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