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클럽 세 번째 함께 읽은 책 후기
6월 사교클럽(사서교사 모임)에서 한 달 동안 함께 읽자고 선정했던 '아침 그리고 저녁' (욘 포세 글, 박경희 옮김) 완독하고 금요일 같은 월요일 퇴근 후 서로의 느낀 점과 생각을 나누었다. 202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욘 포세(Jon Fosse)는 1959년 노르웨이의 해안도시에서 태어났으며 저널리스트, 작가이자 번역가로 활동하며 성서를 번역하기도 했다. 극작가로서 그의 연극은 전 세계에서 1000회 이상 공연되었고, 2023년에 '말할 수 없는 것에 목소리를 부여한 혁신적인 희곡과 산문'을 인정받으며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작품이나 세계의 권위 있는 문학상 수상작은 어쩌면 나에게는 읽고 나서도 이게 무슨 소리야? 하는 이해하기 힘든 작품들도 많았다. '아침 그리고 저녁'은 무심한 듯 독백으로 시작되는 연극을 한편 보는 것 같은 글이 인상적이었다. 인간이 태어나서 죽음까지 무에서 무로 그것이 살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이 작품은 어떤 자극적인 요소나 사건이 없더라도 쉼표와 마침표 하나만으로도 마음의 감동을 주는 책이었다.
솔직히 처음 읽었을 때는 무슨 말인지 감정이입이 잘 되지 않았는데 두 번째 읽을 때는 글의 행간과 쉼표와 마침표를 찾아가면 읽게 되었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 부분에 주인공이 자신의 죽음을 알아차릴 때 "자네가 사랑하는 건 거기 다 있다네, 사랑하지 않는 건 없고 말이야, 페테르가 말한다 모든 것이 지나가, 그의 때가 되면, 쓰러져 다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왔던 곳으로 돌아갈 것이다. 무에서 무로, 그것이 살아가는 과정이다."
라는 글귀를 읽으면서 천국은 어떤 곳일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 죽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삶을 마칠 때 이렇게 작품 속 주인공 요한네스처럼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이 세상을 떠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함께 책을 읽은 다른 사서샘들도 누군가 나의 마지막 순간에 함께 여행을 떠나듯이 마중을 나온 것처럼 친한 가족이나 친구가 나의 마지막 길에 함께 해준다면 무섭지 않고 편안하게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우리는 미래를 일어나지 않을 일들을 두려워하며 걱정하며 지금에 집중하기보다는 내일을 위해 더 나아가 몇십 년 후의 일을 위해 아등바등 살고 있는 것 같다.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지금 주어진 오늘이라는 시간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된다. 그래야 세상을 떠날 때도 어떤 후회도 없이 주어진 오늘이라는 시간을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고 온전하게 잘 살아냈다면 미련도 아쉬움도 없을 것 같다.
욘 포세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져서 '보트 하우스'와 '3부작'을 읽어보려고 한다. 소리와 소리 없음의 독특한 리듬이 긴장과 이완의 리듬을 전해주는 것 같다. 극작가여서인지도 모르지만 다른 소설가와는 달리 묘사를 섬세하게 한다는 생각도 든다. 아직 욘 포세의 작품을 읽어보지 않으셨다면 한 번은 읽어보시길 감히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