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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서 고생하는 사서 Oct 08. 2024

Booktalk 낭독과 함께하는 북토크

구경영 낭독가님과 함께한 다양한 장르의 낭독 강의 후기

낭사모 모임에서 세 번째 함께 읽는 책을 마치고 미니 강의 형태로 울산에 살고 계시는 낭독가 구경영 선생님을 모시고 줌으로 2시간 동안 '낭독과 함께 하는 북토크' 강의를 듣게 되었다. 


2005년 전국 시낭송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시고, 울산 연극협회 소속으로 연극, 영화, 드라마에서도 활동하시고 오디오북도 출간하시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시는 강사님이었다. 


2014년부터 강사님의 이름을 걸고 '구경영 북토크쇼'를 직접 운영하시고, 현재까지 책 400권을 소개하고 관객 5,000명을 대상으로 북토크쇼를 하신다고 한다. 


오늘 강의에서는 낭독을 직접 실습해 보고, 실제 아이들을 대상으로 어떻게 낭독 수업을 운영하면 되는지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낭독실습으로는 에세이, 그림책, 시집 장르로 총 4권의 책의 일부를 발췌한 본문을 한 명씩 읽어보고 피드백을 받아보았다. 내가 읽었던 책은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나종호 지음)이라는 에세이의 한 부분을 낭독했다.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야

환자를 상대적으로 오랫동안 보며 큰 그림을 알아가는 것이 정신과 진료의 특징이라면 응급의학과에서 최대한 짧은 시간 안에 문제를 확인해 주도적이고 직접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응급의학과 교수는 반복해서 병상을 뛰쳐나가려고 했던 정신과 환자에게 마치 호랑이 선생님이 학생에게 호통치듯 쓴소리로 훈계를 하기도 했다. 

환자와 의사의 관계가 상대적으로 수평적인 미국에서 그런 장명은 처음이라 놀랍고 낯설었다. 

응급의학과 근무를 일주일 남짓 남겨둔 어느 날, 자살 생각으로 찾아온 환자가 나에게 배정됐다. 

컴퓨터 의무 기록에 있는 사진을 살펴보니 어디선가 본 얼굴이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불과 두 달 전 마찬가지로 응급실에서 내가 진료를 했던 환자였다. 

은퇴한 의대 교수였던 그는 심각한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을 앓고 있었다. 


강사님이 주신 피드백은 마치 소설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이셨다고, 빠른 속도를 여유 있게 읽고 소제목을 읽고 난 후는 약간 여유 있게 포즈를 더 두고 낭독해 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낭독은 습관을 바꾸는 일이며, 내가 낭독에 부적합한 습관이 있다면 그것을 버리고 새로운 습관을 장착하는 것이 훈련이라는 것이다. 말이 빠른 사람은 듣는 사람 입장에서 텍스트의 내용을 음미할 수 있게끔 속도를 조금 늦춰주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행간이 일어나는 부분도 포즈를 조금 더 두어서 문맥의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발음의 중요성도 강조하셨다. 이중모음이나 끊지는 끈치로 발음해야 하는 경우 등 그리고 강조를 할 때는 천천히 느리게 강조하는 법도 있고, 세 개 발음해서 강조할 수도 있는 방법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때때에 맞게 내가 선택해서 잘 사용하면 된다고 한다. 


낭독을 할 때 내가 온전히 텍스트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언급해 주셨다. 내가 낭독하며 내 발음이 틀릴까 그쪽에 정신이 팔리면 내가 오롯이 텍스트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머리로는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하게 100% 집중하며 낭독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림책의 경우에도 두 가지 방법으로 낭독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캐릭터에 이입해서 실감 나게 아이들을 대상으로 읽어줄 때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고, 두 번째로는 넌지시 캐릭터가 이런 말을 하는 느낌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낭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낭독극을 할 때에도 이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서 캐릭터를 확실하게 구사하느냐, 아니면 넌지시 이런 캐릭터구나 듣는 사람이 상상할 수 있게 낭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를  낭송할 때는 행과 연을 살리기 위해서 더 많은 포즈를 두고, 천천히 여운을 주면서 읽는 것이 포인트라고 알려주셨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시낭송 수업을 할  때에는 최대한 천천히 그리고 내가 사랑의 에너지를 마시고 사랑의 에너지가 나올 수 있도록 마음을 세팅하는 게 우선이라고도 알려주셨다. 그리고 시는 성찰의 목소리라는 것이다. 


학교에서 낭독 수업을 할 때에도 재미있게 접근해서 놀이로 인식하게 하고, 인성을 겸비할 수 있도록 자세와 마음자세를 먼저 세팅해 주고 따뜻한 마음과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낭독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양한 낭독 노하우와 포인트를 알려주셔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텍스트를 온전하게 집중해서 낭독할 수 있도록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빠른 템포 또 한 연습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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