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문화재단 전문예술단체 기획공연 관람 후기
11월의 첫날 완연한 가을날씨를 만끽할 수 있었던 금요일 저녁 7시 30분에 구리시에 있는 구리 아트홀에서 '김영하 작가의 음악'이라는 공연이 열린다고 해서 구리시민 30% 할인도 적용되어서 매우 저렴하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장편소설 '작별인사', '살인자의 기억법',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등 수많은 책을 집필한 유명한 작가이신 김영하 작가님과 음악칼럼니스트 국지연 님이 가볍게 토크도 하면서 김영하 작가가 선정한 음악들을 직접 바싸르오케스트라가 현장에서 들려주었다.
TV에서 뵙던 그 모습 그대로 김영하 작가님이 여유가 넘치셨고, 입담이 너무 좋으셨다. 본인의 책 '오래 준비해 온 대답'의 배경이 된 이탈리아 시칠리아 여행이야기부터, 이탈리아를 떠올리며 만든 플레이리스트로 오늘 음악들을 선곡하셨다고 한다.
우리가 친숙하게 알 수 있는 영화 '시네마 천국', '미션', '일포스티노', '대부 III'의 OST를 선곡해 주셔서 귀에 익은 음악들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들을 수 있어서 더 좋았다. 그리고 작가님의 추억과 이야기가 곁들여지니 음악이 더욱 풍성하게 들려졌다.
시네마천국의 OST는 엔니오 모리코네의 너무나도 유명한 곡들로 채워져 있어서 음악을 들으니 바로 영화의 한 장면이 연상되기도 했다. 그리고 영화 '미션'의 유명한 오보에 연주곡도 그리고 영화 '일포스티도'의 테마곡은 지중해 바다를 상상하면서 음악을 감상해 보라는 김영하작가님의 멘트에 눈을 감고 음악을 들어보았는데 에메랄드 빛 지중해 바다와 잔잔한 풍경들이 그려지면서 영화를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영화에도 등장하는 칠레의 유명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시도 궁금해졌다. 197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하고, 칠레의 유명 시인이자 정치가로서 지금까지도 너무나도 유명하다고 하니 말이다.
준비된 곡들이 더 있다고 하셨는데 제한된 공연시간으로 아쉽지만 총 다섯 곡의 연주를 듣는 걸로 공연이 끝났다. 작가님의 멋진 말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인간이 예술(시, 문학작품, 클래식 연주 등)을 향유하는 것은 실용적인 목적이 아닌 인간으로서 태어났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대대로 전수될 것들을 내가 알고 즐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필요하다고 하신 멘트였다.
깊어 가는 가을밤, 김영하 작가님의 멋진 말과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듣는 영화 OST곡들은 나를 영화의 한 장면으로 데려다주었다. 그리고 그 시절 추억들도 다시금 생각나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