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 바르게 원칙 3가지

by 정희정

우리가 아이들에게 성교육한다고 하면 어렵게만 생각했습니다. 이 책을 펼치기 전과 지금은 어떤가요? 아마도 처음보다는 마음이 편해지고, 아~ 이렇게 시작하면 되겠구나! 생각이 드나요? 그렇다면 제가 이 책을 참 잘쓴거겠죠? 이번 챕터에서는 지금까지 성교육에 관해 다루었던 내용을 정리하는 기분으로 알려드릴까 합니다. 저 역시 많은 부모님과 아이들을 만나면서 이렇게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첫째, 내 몸의 소중한 부위를 제대로 알려주기.


어른들도 잘 모릅니다. 내 몸에서 특별한 중요한 부위를 말해보라고 한다면 선뜻 입밖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부끄럽지만 저도 성교육을 제대로 배우고 공부하기 전에는 내 몸에 소중한 부위를 몰랐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보고 접하는 부위일수록 내가 더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고 아이들에게도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름에 물놀이할 때 수영복을 입을 때 아이에게 설명합니다. 수영복은 우리몸의 소중한 부위를 가리고 지켜주는 거야. 음순(음경), 가슴, 엉덩이가 되겠지요. 그리고 구강(입)도 소중한 부위에 포함됩니다.

나만이 볼 수 있고 만질수 있는 부위입니다. 허락없이(동의없이) 다른사람이 나의 소중한 부위를 보거나 만져서도 안된다는 걸 알려주세요.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 또한 안됩니다. 아이들에게 소중한 부위를 알려주면서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소중이 가 아니라 음경(음순)이라고 정확한 명칭을 사용해주세요. 평소에 잠지, 고추, 소중이 등 다양한 언어로 표현해오셨을 텐데요. 모두 각자의 이름이 있듯이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말에는 그 언어에 대한 인식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떤 말을 사용하고 어떤 표현을 하느냐에 따라서 내가 대상을 대하는 인식또한 변하게 됩니다. 저는 성교육 할 때마다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평소에 입밖으로 한번도 꺼내보지 않았던 음경(음순)을 말해보라고 하면 많이 부끄러워합니다. 정확한 용어를 모르고 있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부모인 내가 모르면 아이들에게 제대로 알려줄 수 있을까요?


목욕할 때마다 몸을 씻을 때마다 수십번, 수백번 아마 그 이상을 표현하게 될 텐데요. 정확한 용어를 수시로 듣다보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음경, 음순이라고 말하게 됩니다. 엄마 엄마를 쉴새없이 듣고 엄마를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내 몸에 대해 알아가는 겁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정확한 용어를 알려주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4~5살 무렵부터 기저귀를 떼기 시작하고 어린이집,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합니다. 어린이집에서 친구와 함께 소변을 누는데 나는 서서누는데 친구는 앉아서 눕니다. 다른점을 느끼겠죠? 엄마에게 물어볼 겁니다. 목욕할 때도 엄마(아빠)와 내 몸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됩니다. 아이는 자연스럽게 물어올 겁니다. 묻지않더라도 궁금할겁니다. 어릴 때부터 뽀로로 성교육 그림책 <오목이 볼록이>를 읽어주면서 남자와 여자의 다른몸에 대해 알려주고 성장하면서 어떻게 변하는지 알려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 두 친구가 있습니다. 한 친구는 어릴 때부터 엄마아빠가 음경(음순)이라는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면서 목욕할 때마다 “음순 씻자~” “음경 씻자” 라고 표현해줍니다. 잠자기 전에 <오목이 볼록이>와 같은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남자, 여자의 다른부분에 대해 설명해주고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어떻게 몸이 변하는지 알게 됩니다. 한번 두 번으로 끝나지 않겠지요? 좋아하는 그림책은 또 다른그림책으로 이어집니다. <오목이 볼록이>를 시작으로 <엄마씨앗 아빠씨앗>, <엄마가 알을 낳았대!>, <곧 수영대회가 열릴거야> 등 다양한 그림책의 세계로 빠져들게 됩니다. 또다른 친구가 있습니다. 목욕할 때나 평소에 잠지, 고추, 소중이 등의 표현으로 듣고 성장합니다. 그림책을 읽지만 성교육과 관련된 그림책을 읽어본 적은 없습니다. 이 두 친구의 십년 뒤 성에 대해 받아들이는 인식은 어떨까요? 평소에 음경(음순)이라는 용어를 엄마아빠처럼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표현한 친구와 난생처음 듣는 친구와 받아들이는 느낌은 확연히 다르지 않을까요? 어린아이가 성장하면서 털이 자라고 가슴이 나오고 수염이 자라는 과정에서 이미 어른으로 성장하게 되면 자연스러운 과정일 거라고 미리 예상했던 친구와 전혀 몰랐던 친구는 내몸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지 않을까요?


내 몸의 소중한 부위를 말하는것조차 어려운 친구들이 정말 많습니다. 음경(음순)이라는 단어를 처음듣거나 말해보는 친구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제가 성교육을 시작한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많은 부모님들에게, 아이들에게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는 것부터 알려주어야겠다, 소중한 부위를 알려주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아이의 질문에 긍정적으로 밝게 반응해주기. 그리고 답해주기.


아이가 “엄마 나는 어디로 나왔어?” 라고 물어본다면 “응! 좋은질문인데? 엄마가 알아보고 이야기해줄게!” 긍정적으로 답변해주세요. 인상을 찌푸리거나 화를 내면서 이렇게 말하면 안되겠지요. 아이들의 질문은 그 자체로 궁금증이고 호기심입니다. 특히 평소우리가 접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물어온다면 당장 답하기 곤란할 겁니다. 그럴 때는 한템포 쉬면서 “엄마가 지금은 잘 모르겠는데, 알아볼게” 라던지 “엄마도 궁금했던거야. 우리같이 찾아볼까?” 함께 알아가면 좋습니다.


우리가 평소 가지고 있던 가치관이나 성인식이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해집니다. 아이들에게 성교육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이 책을 펼치는 여러분은) 내가 평소생각한 느낌이나 인식부터 점검해보셔야 합니다. 그리고 리셋하는 겁니다. 속으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도 할 수 있어. 부끄럽지 않아’ 라고요. 아이들이 이미 다 성장해서 늦었다고요? 그래도 부모가 하는 것이 좋습니다. 포르노나 음란물을 접했을 10대 청소년친구들에게도 이런 영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하지마’ 보다는 아이들이 영상을 ‘선택할 수 있게’ 도와주어야 합니다. 성은 감추거나 숨기는 것이 아니라 밝고 열린 시각으로 부모가 받아들일 때 표현할 때 아이들도 부모에게 물어보거나 조언을 구할 수 있겠죠.


셋째, 예의와 매너를 알려주기.


아이들이 자위를 하거나 음경(음순)을 조물락거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위입니다. 우리는 모두 성적인 존재입니다. 하지만 자위행위에도 우리가 지켜야 할 예절과 매너가 있다는 걸 알려주어야 합니다. 자신의 소중한 부위는 나만이 보고 만질 수 있지만, 남에게 보여주어서는 안됩니다. 먼저 혼자 있는 공간에서만 해야한다는 걸 알려주세요. 자신의 소중한 부위를 만지는 건 자신만의 공간, 즉 화장실이나 내 방에서 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세요. 다른사람과 다 같이 생활하는 공간에서는 (특히 거실) 해서는 안되겠죠?


소중한 부위를 만질 때는 깨끗이 손을 씻고 만져야하는 걸 알려주세요. 모래를 만지거나 바깥에서 놀고 손을 안씻는다면 병균이나 세균이 소중한 부위에 들어가서 아플 수 있다는 걸 알려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식사하기전에도 깨끗이 손을 씻는 것처럼,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습관을 하나하나 알려주면 됩니다. 손을 씻는 과정에서 아이는 질병에 대한 두려움도 있을 것이고 손을 씻다가 성기를 만진다는 생각을 잊어버리기도 하니까요. 아이마다 성향이 다 다르고 자위를 하는 친구도 있고 안하는 친구도 있을 거예요. 기저귀를 갈거나 벗고 있는 상태에서 조물락거릴 때는 “이제 속옷입을 시간이야” 또는 “이제 속옷입고 장난감 가지고 놀까?” 등으로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려주시면 됩니다. 아이가 집착적으로 만지는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은 심심해서, 혹은 아무생각없이 조물락거리기도 하거든요. 그럴 때는 놀이를 하거나 몸을 움직이거나 춤을 추는 등 다른 행위로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만지는 행위를 멈추게 됩니다. 자신의 몸에 관심이 있고 특히 좋아하는 친구들은 자신의 몸을 탐색하기도 합니다. 자신의 몸을 알아가고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고 평소 자위를 하는 친구들에게는 혼자만의 공간, 손을 깨끗이 씻기, 다른활동이나 놀이, 운동을 권하고 알려주면 됩니다. 손을 씻는 과정에서도 자위욕구가 자연스럽게 사라지기도 합니다.


자신의 몸을 탐색하고 알아간다는 건 자신의 몸을 사랑한다는 증거랍니다. 성장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필요한 부분을 알려줄 때 비로소 아이 스스로 자신의 몸과 성을 있는 그대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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