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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자 이조영 May 15. 2023

경매라는 특이한 시장구조

나의 경매일지 3

5. 경매라는 특이한 시장구조

      

첫 번째, 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경매 공부를 하다 보니까 특이한 걸 발견하게 된다.

다른 분야는 좋은 상품을 파는 거라면, 경매는 하자 있는 물건을 세일해서 파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일단 부정적인 시선이 강하다. 하자 있는 물건을, 리스크를 최대한 제거하는 과정이 존재하기에 쉽게 물건을 사던 습성을 가진 사람들에겐 익숙지 않은 일이다.    

  

- 내 돈 투자하는 데 엄청난 수고가 드니 낙찰하기도 전에 진이 다 빠진다.

- 열에 한 번 낙찰이 목표이다 보니 기다림의 인내가 필요하다.

- 기껏 낙찰 받았더니 대항력이 어마무시하다. (거의 트라우마가 생길 지경)

- 간신히 명도 이전하고 집에 들어갔더니만 쓰레기가 몇 트럭 내지는 대공사 수준이다. (멘붕)

- 생전 해보지도 않은 전쟁을 치르느라 혼이 빠져 다시는 경매하고 싶단 생각이 안 든다.

- 이 과정을 견디고 견뎌서 집을 내놓았더니 안 나가서 이자만 나가고 애물단지가 되어버린다 등.

- 첫 집부터 이런 집 만나면 의욕은 확 꺾이고 상처만 남긴 채, 경매는 나랑 안 맞아를 시전하며 주변에 널리널리 알린다.    

                           

*대항력이란?
이미 발생하고 있는 법률관계를 제3자에 대하여 주장할 수 있는 효력. 즉, 임차인을 뜻한다.


초보 경매자들에게 가장 두려운 대상이다.

내가 억지로 집을 뺏은 것도 아니고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음에도 억울함과 분노를 엉뚱한 사람에게 보상받으려는 심리다. 경험담을 보니 별별 케이스가  있어서 경악을 금치 못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게 훗날  일이라고 생각하면 덤벼들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걸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하느냐가 초보자들이 넘어야  가장  산이다.      


경매는 국가에서 합법적으로 내놓은 물건을 싸게 사는 것이기 때문에 낙찰자 입장에선 매우 억울하고 분노가 일어난다. 이러한 심리전에서 이기지 못하면 경매를 꾸준히   없다.


그러나 이 과정도 하나의 수업이다 생각하면 조금 마음이 편해진다. 심리코칭 할 때를 떠올리며 ‘그 또한 지나가리라’를 마음에 새겨본다.     


 

둘째, 대출을 최대한 활용한다.

      

지금까진 대출을 하는 게 안 좋은 거라고만 배웠다. 하지만 경매는 최대한 대출을 받아서 활용하는 게 전략이다. 무일푼으로 천만 원을 벌었다, 천만 원 투자로 몇 천만 원을 벌었다는 말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시스템을 모르니 돈이 돈을 벌게 하는 게 아닌, 내가 일해야만 돈을 버는 것이다.


노동력은 신성하다. 그 노동력은 나라는 존재의 가치에서 나온다.      

진정한 부자는 돈과 시간을 아끼는 사람이라고 한다. 돈만 절약해선 부자가 되지 않는다. 시간도 절약할  알아야 한다.


 공부를 하는 사람은  시스템을 배우는 것이다. 내가 직장인으로 월급 받으면서  다른 직장 하나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몸은 하나인데 직장이  개여서 월급을  배로   있다면 효율적인 투자가 아닌가.      


요즘처럼 고금리 시기에는 힘들어하는 투자자도 많지만, 결국 버티는 사람이 이기는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다. 모두가 힘들어   누군가는  와중에도 옥석을 가려내  것으로 만들고 있다.      


우리가 배워야 할 건 투자 기술이 아닌 그 바탕에 깔린 긍정적 마인드인 것 같다.


어떤 상황이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일희일비 하지 않는 마음자세로 가보자.

상황에 휘둘리는 사람과 문제를 딛고 일어서는 사람의 차이는 극명하다는 걸, 그간의 경험으로도 잘 알고 있으니.      


     

6. 공짜로 배우는 경매 공부가 잘 될까?    

 

경매 공부를 하다 보니 경매 학원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처음엔 어딜 가서 해야 하나 고민이다가, 정보를 얻기 위해 손품을 팔다 보니 경매를   주고 배우냐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는 독학으로 했다며 아는  공짜로 퍼주라는 말도 한다.      


이미 공짜는 유튜브든 블로그든 널리고 널렸다.

그런데 정규교육마저 공짜로 가르쳐달라니. 너무 날강도 심보 아닌가 싶었다.      


나는 공짜로 배우거나 가르치는 거 절대 반대인 사람이다.

그간 코칭도 해보고 상담도 하면서 무료로도 많이 해주고 할인도 해주었지만, 엄청 고마워하면서 열심히 하는 사람을 못 봤다. 처음엔 고마워하는 것 같지만 성과 면에서는 확실히 차이가 났다. 정해진 값으로 아무 불평불만 없이 하는 사람이 훨씬 효과가 높은 것이다.  

    

다른 건 깎더라도 교육은 깎지 말라는 말이 있다.

돈 없다고 징징거리며 교육비 깎아달라는 사람 치고 제대로 공부하는 꼴을 못 봤다. 그건 돈이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문제다.      


우선, 공부에 임하는 자세가 달라진다.

사람들이 제일 많이 하고 싶어 하면서도 하지 못하는 게 돈 공부다. 돈에는 세상이 굴러가는 원리와 원칙이 담겨 있다. 그걸 알지 못하면 평생 가난하든가 내 몸 하나로 뼈 빠지게 일해서 받는 돈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흔히 말하는 ‘돈의 노예’다.      


성공한 사람들은 인간의 심리에 빠삭하다.

왜 그럴까? 사람을 배우지 않으면 원리를 깨우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의 책을 보면 소재만 다르고 분야만 다르지 사실 같은 패턴이다.    

  

경매를 공부하다 보니 겉으로 보는 문제는 현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돈의 원리가 존재하고, 그걸  파악해서 대처하는  중요하다는 것이다.


돈의 원리, 사람의 원리,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

다 같은 맥락이다.


똑같은 물건을 사도 어떤 표정으로 어떻게 말하느냐에 따라 상대방에게 주는 느낌이 다른 것처럼, 걱정한 것보다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게 훨씬 많다고 한다.      


공짜로 얻는 경매는 없다. 무일푼으로 차익이 발생한다고 해도 이전에 노동력이 들어간다. 집에서 편하게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으면 돈도 아끼고 좋다고 하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화가 난다. 엄마의 노동력을 무시하는  같아서다.


세상에 공짜는 엄마의 노동력 밖에 없다. 이걸 아는 사람은 감사하는 태도가 다르다.      

사람들은 내 돈을 투자했을 때 가장 강력한 동기부여를 받는다. 시간은 투자해도 돈을 투자하는 데 꺼리는 사람은 그만큼 동기부여가 약해져서 오래 가지 못하는 걸 많이 보았다.     

 

돈 공부를 하는데 돈을 투자해야 하는 것부터 배워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남이 어렵게 이뤄놓은 걸 왜 공짜로 배우나?

마음이 강퍅한 사람일수록 거지습성에 물들어 있다. 이런 습성을 계속 갖고 경매를 시작한다면 금세 시들해질 것이다.   

   

새로운 분야를 공부할  최소 5백에서 천만 원은 투자하라는   소신이다. 지금껏 그래왔고, 내가 배운   가격으로 최선을 다해 나누었다.


상담이 기본 1시간이라면 열에 아홉 번은  이상을 해주었다.

어떤 사람은 4시간을 해준 적도 있다. 내가 상대의 우위에 있어서가 아니라 같이 배운다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교육자와 교육생이 상하구조인가?     

나는 아니라고 본다.  사람의 결과만 보면 존경하고 우러러볼 만하지만 인간  인간으로서는 동등한 입장으로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니 너무 대단한 존재라 맹신할 필요도 없고, 마치   같은 돈에 대해  값어치를 못하는 사람이 아닌가 싶어 경계할 필요도 없다.  

    

그들은 내게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나는 그 노하우 값을 치르는 것뿐이다.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인간적인 끈끈함은 앞으로 더 큰 혜택을 안겨줄 것이다.

결국 사람을 얻어야 성공한다.    

  

또한, 큰 돈 들여 힘들게 배웠지만 싼 가격으로 해줄 때 불평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 이유는 훗날 그게 씨앗이 되어 내게 더 큰 나무가 되어 돌아올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부동산은 돈 심은 데 돈이 열리는 농사다. 돈 심는데 사람도 심는다는 마음으로 나를 가르쳐주는 분에게 정직하고 진정성 있게 다가가면 된다.

배우면 보인다. 보이면 지금과는 다른 세상이 열린다.

그것 하나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게 교육이다.      


그간 너무 돈에 관심도 없다가 뒤늦게 경매 공부를 시작했지만, ‘무지가 죄’라는 걸 새삼 느낀다. 모르면 배워야 하고, 배울 땐 웃돈을 주진 못할망정 공짜로 배울 생각은 하지 말자.

타인은 나를 위해 무작정 희생해주는 존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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