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고, 가족 내의 불화가 있을 수도 있고, 직장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사실 문제는 항상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는 시기를 찾는 게 더 어려울 수도 있다.
최근에 나도 그렇고 내 주변에도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 이번에는 이 주제로 한 번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써봤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8월에 한국 지사가 문을 닫으면서 실직자가 되었고, 가족 구성원의 사정으로 인해 반 강제적으로 타국으로 오게 되었다. 그리고 약 두 달 동안 100개 이상의 이력서를 제출하였지만 서류 통과 조차 쉽지 않다. 한국에서는 그래도 아쉽지 않게 살았던 것 같은데 여기에서는 백그라운드 하나 없는 외노자일 뿐이다.
가임기 여성으로서 시간이 지나갈 수록 임신과 출산에 대한 압박은 심해진다. 단순한 외부적인 요소가 아니라 아이에 대한 생각이 없지 않은 이상 시간이 지날 수록 여러모로 좋지 않다는 자각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회사가 원하는 좋은 노동력이 아니라는 느낌.
내가 가장 빛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환경에 강제로 내팽개졌다는 슬픔.
내가 원하지 않는 모습으로 점점 미래가 고착되어 가고 있는 듯한 느낌에서 오는 불안.
이 모든 것들이 나를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멀쩡하게 잘 살다가도 울컥울컥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힘든 시기를 버티는 방법을 세 가지 소개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나는 그럭저럭 잘 살아가고 있다.
1. 일상의 리츄얼을 만든다 (건강한, 생산적인)
리츄얼을 '습관'이나 '의식'으로 번역해볼까 했는데, 사실 그냥 리츄얼이 가장 맞는 것 같다.
하루에 일정한 행동을 넣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내가 회사를 다닐 때에도 리츄얼이 있었다.
- 출근하기 전에 방의 이불을 정리한다
- 출근하자마나 전날 먹고 그냥 놓고 간 머그컵을 씻는다 (주말에는 씻고 감)
- 차나 홍초를 타 먹는다
- 퇴근 전에는 책상을 깨끗하게 치운다
현재에도 리츄얼이 있다.
- 매일 산책하기 (피크민 블룸 덕분에 평일에 다른 스케줄이 없으면 매일 1시간 이상씩 산책을 하고 있다)
- 일주일에 두 번 영어 스터디 하기
- 일주일에 두 번 브런치 글 쓰기
- 일주일에 한 번 친구와 사이드 프로젝트 화상 콜하기
- 일주일에 한 번 직무 책 스터디 하기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대략적으로 이렇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1) 운동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가벼운 산책이라도 좋다. 피크민 블룸을 추천한다)
(2) 글쓰기
(3) 책 읽기
이렇게 세 가지는 꾸준히 하면 힘든 시기를 보내는 데 도움이 된다.
건강한 활동을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 자고, 잘 먹고, 운동하자.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할 수 있다. 마음이 힘들 때 몸을 놓아버리기 쉬운 데 그럴 때일 수록 몸을 안정적으로 챙기자.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 건강한 활동이 생산적인 활동으로도 볼 수도 있지만, 뭔가를 창조해 내는 활동이 좋다. 앞서 말한 "글쓰기"도 그런 일환이다. 나의 생각과 감정을 적으면서 기분도 나아지고 무언가를 창조했다는 성취감도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최근에 꾸준히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요리, 그림 그리기, 악기 연주하기, 노래 부르기 등 뭐든 생산적인 것을 해봐라. 힘든 시기에 작은 성취감이 쌓일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별로 할 게 없다면 방 청소라도 해라. 환경이 깨끗해지면 기분도 나아지기 마련이다.
2. 생각한다
생각하는 것도 여러 가지가 있다. 한 가지만 중심으로 얘기해볼까 하다가 그냥 여러 방법 다 소개하겠다.
(1)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2) 객관적으로 아주 깊은 차원까지 생각해본다
(3)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사실 (1)의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와 (2) 아주 깊은 차원까지 생각한다는 상충되는 것 같다.
하지만 둘 다 필요하다. 한 번 쯤은 진짜 생각의 밑바닥까지 찍고 올라오는 (2)를 해야지 (1)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인간이 하는 대부분의 걱정과 불안은 현실화 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현실화 되지 않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 그리고 현실화 되더라도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최악은 아닐 가능성이 있다. 남들과 비교하는 것, 내가 되고 싶은 모습과 현재의 나를 비교하는 것은 사실 아주 쓸 데 없는 일이다. 물론 그걸 원동력으로 더 노력을 하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내가 편안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실직자인 지금의 상태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부러운 상황일 수도 있다. 크게 생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내가 그 전에 시간이 없어서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할 수 있는 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른 압박들은 사실 내 생각에 의한 것이 더 많고 사실 외부 압박은 무시하면 그만이다.
그리고 (3)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왜 그런 말 있지 않는가 생각하는 대로 된다고. 이미지 트레이닝은 중요하다. 나는 결국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은 결국 그렇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생각만 하면 안 되고 내가 뭔가 행동을 같이 하고 있어야 한다. 행동을 하고 있지만 잘 안 되고 있을 때, 좌절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
3. 지나간 과거의 힘든 시기를 생각한다
살아 온 시간이 좀 되어서 그 이전에 힘들었던 시기가 몇 번 있었다면, 이 방법이 아주 좋을 것이다.
예전에 대학생 때 취업이 안 되었을 때 굉장히 힘들었다. 하지만 결국 취업을 했고 힘든 시기는 지나갔다. 아직도 내가 최종 합격 소식을 들었던 당시의 상황이 생생히 생각난다.
만약 아직 20대라면 고등학생 때 힘들게 입시를 했던 때를 생각해봐라. 결국 힘든 시기는 지나갔다.
그 외에 첫 퇴사, 여러 번의 이직, 회사에서 힘들었던 순간들, 사랑 문제, 가족 문제 등 분명히 과거에 힘들었던 시기가 많았을 것이다.
지금 그 시절을 돌이켜 보면 결국 그 시기는 지나갔고 그 시절을 통해서 내가 성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힘들 때마다 듣는 노래인데 켈리 클락슨의 Stronger (What Doesn`t Kill You)을 한 번 들어보길 추천한다. (영문 가사와 해석도 보면 더 좋다. 아리아나 그란데가 부른 영상도 있는데 유튜브 조회수가 어마어마하다.)
우리 모두는 괜찮은 사람이고, 이 시기는 결국 또 지나갈 것임을 잊지 말자. 우리는 결국 더 성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