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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enee Jun 23. 2023

ep.3 [멕시코] 긴장감 속의 설렘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에서



ep3.

긴장감 속의 설렘


여기야 도착했어

하늘을 두 번이나 갈라 40시간 만에 드디어 드디어 도착하였다. 세상과 처음 마주했을 때부터 누워서 태어난 이 몸은 커서까지 본성을 버리지 못하고 반드시 누워야만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습성을 가지게 되었다. 40시간 만에 침대와 맞닿을 생각에 벅차올랐던 등짝은 나를 재빨리 택시 밖으로 내보냈다. 시원한 기지개를 쭉 켜며 서서히 떠지는 눈꺼풀 사이로 앞에 놓인 호텔 이름을 읊어보았다.


내가 묵을 호텔이.. 호텔이.. 응..??


핸드폰에 비친 숙소의 외관 그리고 이름과는 전혀 다른 호텔이 묵직하게 서 있었다.


여기가 아니라 내가 묵을 숙소는 이 숙소야!

캐리어를 꺼내주기 위해 몸을 일으켜 세운 택시기사에게 핸드폰을 들이밀었다. 그 순간, 택시기사의 눈과 코 그리고 입은 하나의 점이 된 듯 찌뿌러지더니 매우 화가 난 듯 몸을 훽 돌아 다시 운전대로 향하였다. 공항의 택시 매표소에서부터 도착지를 미리 알려 거리에 걸맞은 돈을 내서 탄 것인데 영문도 없이 짜증을 쏟아 받기까지 한 나 또한 매우 기분이 언짢은 듯 다시 택시에 올라탔다.


아니 자기가 잘못 내려주고 나한테 난리야..

꿍얼꿍얼 혼잣말을 읊조린 채 1분 정도 이동하니 북킹닷컴에서 봤던 익숙한 건물이 보였다. 이렇게 가까웠다고..? 아마 택시기사 본인도 화를 낸 게 민망했을 거다.


2일 동안 빗물과 기름에 절여진 나의 몸뚱아리를 들고 일어날려니 화낼 기운도 없다. 번쩍거리는 머리와 함께 흐물흐물한 몸아 제발 1분만 더 버텨보자...


맥이 한없이 쭉- 빠진 채로 체크인 데스크 앞에 섰다. 나의 존재를 확인한 직원은 전화 응대를 빠르게 마치고 너무나 친절하게 체크인을 해주었다.


거봐 아까 그 사람이 이상한 거였어. 공항에서도, 이곳에서도 다 좋은 사람들뿐인데 쳇

그립고 그리웠던 침대와 마주하는 순간 아주 당연하게 침대에 몸을 내던져버렸다. 2일 동안 걷거나 앉아만 있어서 퉁퉁부은 다리를 쭉 뻗고, 굽었던 등짝이 푹신한 매트리스에 눕혀있으니 아주 그냥 피로가 싹 풀리는 것 같았다.


잠은 공항과 비행기에서 지겹도록 자서 그다지 졸리지 않았다.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거는 눕고 싶고 씻고 싶고 밥을 먹고 싶었다. 한시라도 더 누워있고 싶었지만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냄시와 비주얼에 못 이겨 10분 만에 다시 몸을 일으켜 세웠다.


개~운하게 씻을 생각에 한껏 신이 난 채로 캐리어에 가져온 샤워용품을 챙겨 화장실에 들어섰다. 평범한 호텔 화장실과 샤워실이었다. '2일 만에 함 씻어볼까!!!'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손잡이를 돌리는 순간, 쪼로록 황토색 물이 맥없이 흘러내리기 시작하였다.


오...이런다고..?

수압 최악, 물상태 최악. '그래 수도 공사를 한 거 일수도 있어. 녹물을 빼내면 괜찮을 거야' 몇십 분 정도 힘없이 흐르는 녹물을 내 보냈지만 내부가 잘못된 것인지 같은 색만 내빛쳤다. 1층으로 내려가서 이야기하면 바로 방을 옮겨주겠다만 1층에 내려가는 것도, 이미 풀어놓은 짐들을 다시 챙겨 가는 것도 모든 것이 다~~~ 귀찮았다. 무엇보다 1박만 예약했기에 가서 숙소 상태를 보고 다음날 연장을 할 계획이었는데 이러한 수압과 물상태가 있는 곳을 굳이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 그것은 바로..


나는 아무거또 못봤다... 나는 원효대사다...

만약에 원효대사가 해골물을 해골인 걸 알고 마신 거라면? 이전 쿠바 바라데로에서도 뜬금포로 변기가 고장 나서 인포데스크에 이야기했지만 말만 '오케이'하고 올라와서 수리는 커녕 방조차 바꿔주질 않아 남은 1박 동안 호텔 로비의 화장실을 사용했었다. '어차피 여기서 사는 것도 아니고 잠깐 있을 건데 뭐~' 한국에서는 묘하게 까칠한 면모를 지녔지만 여행할 때 한정 한없이 관대해지는 나의 인성은 원효대사를 자처하기로 하였다.


차마 칫솔질마저는 녹물로 할 수 없어 생수로 대체했다. 역시 인간은 어떻게든 짱꾸를 돌리게 되어있군하! 멕시코 첫날부터 생존법을 하나 더 길러냈다.


듣기엔 꺼림칙하지만 이전과 다르게 뽀똑해진 몸은 꽤나 피곤을 풀어주었다. 개운한 몸으로 침대에서 1시간 정도 더 쉬어주다가 해가 지기 전 멕시코에서 첫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고 밖을 나섰다.


호텔 로비에서 직원들의 활기찬 인사들을 받으며 처음으로 멕시코 거리를 걸었다. 익숙하지 않은 도시,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 떠나기 전, 나 역시도 겁이 나 긴장을 하며 멕시코시티에서 가장 안전한 지역을 찾아 헤맸었다. 열심히 조사한 탓인지 지금 내가 놓인 거리는 한없이 정돈되어 있었고, 내가 생각했던 무서운 분위기와는 많이 달랐었다. 그렇지만 아직 이곳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기에 허리에 걸쳐진 힙색을 한 손으로 쥐어 잡으면서 눈만큼은 편하게 이곳저곳을 배회하였다.


타코와 멕시코 버전 국밥느낌인 치뽈레로 유명한 집이 숙소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하였었다. 고생해서 왔는데 첫날부터 맛있는 거 먹자! 싶어 구글 지도를 켜 거리구경도 할 겸 이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어? 혹시 저긴가..?

찜한 음식점과 거리와 가까워질수록 불길한 예감이 비쳤다. 바글바글한 사람들이 보이는 순간 나는 주저하지 않고 바~로 뒤돌아 걸었다. 배도 고프고 피곤한 오늘만큼은 기다리는 게 정말 싫어었기에. 그래도 이 식당 주변에 작은 시장이 있어서 멕시코 분위기 뿜뿜한 잡화와 악세사리를 구경하다 갈 수 있었다.


아 근데 진짜 어디서 먹지..?

멕시코 온 이유 중 타코가 큰 부분을 차지하였던 만큼 내 나름대로 고민을 엄청 하였다. 구글지도에 북마크한 곳은 여기서 걸어가기까지 많은 시간을 요하여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건 직감밖에 없었다.


그렇게 정신을 차리니 어느 노상타코집 앞에 서 있었다. 타코집을 찾으러 막 걷고 있다가 먹고 있는 사람들의 인파에 자연스럽게 멈춰 서 버렸다. 식당도 좋지만 노상의 매력이 있다. 저렴하고, 현지인들이 더 많이 즐겨 찾고, 서서 먹는 감성까지 있는 아주 장점 투성인 곳이라 당연히 주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천막에 붙여진 수많은 타코종류를 보니 어지러워 제일 잘 나가는 걸로 하나 달라고 하였다. 거대한 고기 꼬챙이 끝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아주머니는 고기를 수북이 자르고 계셨고, 그 옆에서는 아주버니가 타코의 수많은 피를 구우셨다. 1분도 안되어 타코 접시를 내게 건네주셨다. 나는 눈치껏 회사 가방을 멘 현지인을 따라 아보카도 소스를 그 위에 올리고, 파인애플을 올렸다. 그리고 라임을 담았다. 접시를 들고 바로 앞 편의점 구석에서 서서 먹으려는 순간, 어떤 남학생이 벌떡 일어나 나보고 앉으라고 자리를 양보해 주었다. 과분한 친절 속에서 처음 먹어보는 타코의 맛이 참으로 기대가 된다. 심지어 하나에 1500원짜리 타코라니.. 한 손엔 접시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타코를 반으로 접어 입에 쏙 넣었다.


잠시만,.. 쥰나 맛있잖하..,.?
 한국에서 파는 타코는 다 미국식 타코였구먼?

나도 이제 멕시코 타코 먹어봤다고 어깨 으쓱하며 꼰무새가 될 수 있다. 예상이 안 가는 맛은 아니지만 한국에서와 전혀 다른 타코 맛에 잔뜩 흥이 나 재빠르게 해치웠다. 하나는 내가 생각해도 너무 적었다. 대부분 현지인들은 기본 3개, 정말 잘 먹으면 6개 정도를 먹는다.


생애 첫 멕시코 타코

그래도 고기를 먹어서인지 나름 든든하기도 하고 집 가서 이 닦고 바로 잘거라 타코는 간만 보기로 맘을 먹었다. 그렇게 숙소로 향하려는 순간 바로 옆에 노상가게가 눈이 들어왔다. 잠시만, 내가 좋아하는 망고..??


1500원의 행복

어떻게 바로 옆에 있는 건지, 처음에는 망고주스인 줄 알고 이끌려 갔는데 생망고를 썰어주셨다. 오히려 좋아~ 기억에 1500원 정도였는데 망고를 2개 반이나 썰어주셨다. 혜자도 정말 이런 혜자가 없다.


저녁으로만 3,000원 실화야?!

노상의 감성을 첫날부터 마주할 수 있었다니. 혼자 여행하니 모든 것을 내 선택에, 현존하는 분위기에 맞춰 즉흥으로 맞출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작은 기쁨이었다. 적당히 달고 새콤한 망고를 먹으며 짧았던 멕시코와의 첫날을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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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차 망했다

집에 오자마자 씻고 눈을 감았더니 밤 10시가 되었다. 해외에 나오면 시차로 인해 밤 10시에 잠이 들고 아침 6시에 일어나는 세상 건강한 어린이가 되지만 본능에 이끌다 보니 이제 잘 시간에 일어나 버렸다. 그렇게 시차가 망한 줄 알았더니..


세상 잘 잠

1시간 후 그대로 침 흘리며 숙면에 취했다.


여행만 오면 이상할 정도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매번 개운한 몸으로 아침을 맞이한다.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새벽 6시에 번뜩 눈이 떠진 나는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국에 와서도 고데기와 화장을 포기할 수 없다. 노래를 흥얼거리며 단장을 마치고 아침 8시도 되지 않는 출근 시간에 나는 회사대신 카페로 향하였다. 본국에서도 끼니는 잘 챙겨 먹지만 아침만큼은 안 먹는 내가 브런치를 먹겠다고 이 시간부터 나선 것이다.


4월의 멕시코 날씨는 봄 그 자체였다. 도보와 도로 사이엔 보라색 꽃나무들이 끝없이 나열되어 있고 아침은 긴팔을 입어도 무방한 선선한 날씨가 반겨주었다. 출근하는 사람들을 역행하여 15분 정도를 걸으니 내가 원하던 카페에 도착하였다.


이 시간에 브런치 먹는 사람이 어딨어~ 나밖에 없겠지

라는 생각은 정말 안일함 그 자체였다. 여러 명의 직원과 외부 내부로 꽉꽉 채운 사람들. 다들 왜 이렇게 부지런하냐며 탄식이 절로 나왔지만 운 좋게 테라스에 딱 한자리가 남아있어 바로 들어설 수 있었다.


영문도 못 알아보겠는 메뉴판은 장식용으로 들고 있다가 직원이 다가오면 늘 그들의 선택에 맡긴다. 내가 당장 원하는 것은 커피였기에 따뜻한 커피 한잔과 직원이 추천해 준 샌드위치를 주문하였다. 크흠 근데 직원 분이 비정상회담에 나왔던 크리스티안을 닮으셨다. 별뜻은 없고 그냥 잘생겼다는 뜻이다.


아침부터 시력이 상승된 기분

멕시코의 테라스는 특별했다. 누가 봐도 테라스존인 것을 알아차릴 수 있는 나무 판데기로 구역을 나누어 놓고 빈틈 사이론 나뭇잎들이 둘러 쌓여 있었다. 무언가 유럽의 느낌이 나면서도 자기들만의 확실한 개성이 있다.


테라스 내부를 탐색하다가 사람들이 이른 아침부터 무엇을 먹는지도 구경도 하다가 오늘 어디 갈지 검색도 하다 보니 커피와 샌드위치가 차례로 나왔다. 세계 6위의 커피 생산국의 커피맛은 어떤 맛일까? 멕시코 오기 전부터 기대를 하며 커피 후기를 찾아봤었는데, 별로라는 한국인 후기들이 은근 많았었다. 기대 반 긴장 반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홀짝 마셨다.


오 생각보다 맛있는데?

내 입맛이 특이한 건지 이 집이 잘하는 건지 너무나 내 취향이었다. 신맛이 나고 너무 쓰지 않는 커피를 좋아하는데 딱 적당히 신맛이 나고 너무 진하지 않았다. 오늘 아침 커피 대성공이닷!


멕시코에서의 첫 커피

샌드위치도 아주 푸짐 그 자체였다. 멕시코 물가에 비해 비싸다고 생각하였는데 빵크기를 보아하니 인정이다. 아침댓바람부터 그저 눈이 떠져 나왔기에 이 커다란 바게트 샌드위치를 다 해치우진 못하였지만 커피는 단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시원하게 드링킹 하였다.


팁까지 내니 만삼천 원 정도 나왔다. 여행자들이 많이 오는 곳은 확실히 비싸긴 하다. 배를 열심히 뚜드리며 다시 숙소로 향하였다.


(멕시코는 팁을 내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다. 다른 중남미 국가는 팁문화가 거의 없는데 미국의 영향인 건지 특히나 관광지 쪽은 팁을 반드시 청구해야 한다. 당연하게 내야 하는 것이니 아깝다고 안 내지 말고 최솟값이라도 꼭 내도록 하자.)


숙소로 가는 길에는 지하철 역과 은행, 크나큰 회사들이 들어서 있었다. 은행이 유독 많았는데, 지점 한 곳 한 곳마다 거대한 경찰차와 기다란 총을 메고 있는 경찰들이 보였다. 확실히 무대뽀로 들이박을 수 있는 나라는 아닌 것 같다. 이제 2일 차, 낯선 경찰복 차림새에 마른침을 삼키며 다시 가방을 꼭 쥔 채로, 하지만 너무 긴장한 티가 나지 않게 태연한 척 거리를 관찰하며 거닐었다.


호텔에 도착했다.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인사들이 오갔다. 아침부터 활기가 넘치니 기분이가 좋다. 하지만 녹물이 나오는 이곳에서 더 지낼 수 없다. 어제 자기 전 예약해 둔 바로 길 건너편 후기가 좋은 숙소를 가기 위해 또다시 짐을 정리하였다.


마음 같아서는 도미토리 호스텔에 지내고 싶었지만 아직까지 긴장을 하며 힘을 많이 쥐고 있었기에 호스텔과 호텔 그 사이인 곳으로 향하였다. 거대한 도로의 신호등 하나를 건너니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어제오늘 있었던 '소나로사'는 독립기념비를 제외하면 크나큰 관광명소는 없지만 호텔과 회사가 많아 지나가는 사람들도 많고 한식당, 노상 타코집, 식당들이 즐비해있었다.


신호등 딱 하나 차이로 '로마 노르떼'에 넘오니 조용하면서도 한적하며 현지인들로 가득하였다. 이 동네 또한 안전한 지역이었지만 사람이 너무 없으니 늦은 외출은 자제해야겠다.


이곳이 맞는데...?

도착을 했다는데 눈 씻고 봐도 그 어떠한 표지판도 보이지 않았다. 고개만 인정사정없이 흔들고 있을 때 눈앞에 아주 작은 글씨를 훑어보게 되었다.


Any's Cafe..?  내가 예약한 곳은 Any's hostal인데??

똑똑.
혹시 여기가 호스텔인가요?

현지냄새 가득한 촌스러우면서도 때가 한 껏 묻은, 자그마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말이 한두 마디 오가더니 할머님이 나오셔서 여기가 바로 호스텔이라고 일러주었다. 카페 문이 닫혀있었다면 들어가지 못했을 수도 있을 법한 특이한 구조였다.


아주 친절한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외딴 동양인 여행자를 반겨주었다.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할아버지를 잠시 기다리는 사이 할머니는 나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어떠한 말 대신 웃음으로 답해주셨다. 이국에서 따수운 할머니댁에 온 것만 같다.


할아버지를 따라 2층의 숙소로 올라갔다. 그 중에서도 제일 큰방에 열쇠를 돌려 방을 소개해주었다.


오.. 침대가 쓸데없이 3개나..?

만수르 부러운 침대 부자가 되어버렸다. 걸을 때마다 삐걱삐걱 나무판자 짓눌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낡은 집이지만, 호스텔도 아닌 호텔도 아닌 현지인들이 사는 집에 온 것만 같아 나름 만족스러웠다. 침대 옆 화장실로 들어가 창문을 활짝 열으니 햇살이 쏟아졌다. 오늘 무조건 빨래를 해야겠구나.


오늘 어딜 갈까나~~~~

여행한정 P인 나는 오늘의 할 일을 이제야 정하기 시작하였다. 내게 여행 가기 전 준비는, 카페와 오픈채팅방에서 현지 정보 습득만 하면 모든 준비 완료이다. 어차피 계획대로 안될 거 뭣하러 계획하나~~


침대에 누워 구글 지도를 펼쳤다. '크흠 가까운 곳에 새우타코집이랑 차풀테펙성이 있네. 오늘은 여기닷!'

도보 20분 거리에 유명한 새우타코 맛집과 차풀테펙 공원이 있어 일부로 이 숙소를 잡은 자의 큰 그림이었다. 멀미로 차 타는 거 싫어맨이기에 뚜벅이를 자처하려면 이 정도 감각은 필수이다.


점심시간이 벌써 다가왔다. 어기적저기적 캐리어에 담아왔던 실내용 슬리퍼를 운동화로 갈아 신고 열쇠를 챙겨 다시 밖으로 향하였다. 한적 한적한 동네라고만 생각했는데 걷다 보니 힙한 느낌의 거리와 가게들이 꽤나 보였다.


포스터 위에 포스터 위에 포스터

제가 아직 여행 2일 차지만.. 소신 꼰대발언 하나 해도 될까요..? 힙지로? 성수동?.. 서울의 힙한 핫플..? 멕시코에 못 비비는 것 같아유


일단 지르고 도망

여행 홍대병 말기 증상을 보이는 이자는 안타깝게도 자신의 병명도 모른 채 멕시코에 취해가며 쨍한 노란색과 파란색의 조합의 건물에 입성하였다. 귀여운 물개 캐릭터가 그려진 앞치마를 맨 요리사들이 뜨거운 불 앞에서 타코의 피를 챱챱챱 새우를 쳑쳑쳑 튀겨내었다. 벌써부터 침이 반응한다.


굶주린 표정으로 직원한테 달려가 새우 타코 1개랑 하나는 추천해 달라고 하였다. 무슨 메뉴인지는 나도 모른다. 맵다고 하길래 그냥 좋다고 시켰다. 매 식사대마다 나를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어엿 2-3분을 기다리니 거대한 2개의 타코가 담긴 접시를 내게 내밀었다. 타코집.. 회전율이 장난 아닐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정말 늦어도 5분이다. 유명한 맛집이라 일반 타코집의 가격보다 1.5배 정도 비쌌는데 크기도 일반 타코의 1.5배였다. 2개를 시켰는데 산만한 대왕 타코를 들고 소스대에 멈춰 섰다.


소스와 야채 셀프바

우리나라에서 '멕시코 타코'로 불리는 '미국식 타코'와 달리, 건네주는 타코에는 메인 재료(고기 혹은 해산물) + 고수 + 타코집마다의 시그니처 메인 야채 or 소스만 있다. 그리고 소스 & 라임 & 이외 부수적인 야채는 먹는 사람이 선택한다. 소스는 노상이던 매장이던 늘 2개 이상이 놓이는 것 같다. 나는 욕심쟁이이기에 모든 소스를 다 섞어준 후 좋아하는 양파만 별도로 올렸다.


사진과 달리 크기가 꽤나 컸다

혼자 간직해서 볼 먹방 영상도 찍어보았다. 테이블에 핸드폰을 그냥 두면 누가 훔쳐갈까 봐 한 손에는 핸드폰을 꽉 지고, 한 손에는 커다란 타코를 들며 힘겹게 찍었다. 이래 봐도 나... 완전 겁쟁이다.


애써 티 내고 싶지 않은 마음

타코는 소스가 없으면 급 퍽퍽해진다. 소스가뭄으로 퍽퍽해질 때쯤 리필을 해주며 완그릇을 때려주었다.


선선한 바람은 가고 뜨거운 뙤약볕을 쏟아내는 거리로 나섰다. 여기서 차풀테펙성까지 걸어서 25분이라.. 우버 타기는 돈 아깝고 대중교통은 아직 두려운 나에게는 건장한 두 다리만이 존재하였다.


감당 안 되는 햇빛으로 실눈을 뜬 채 땀을 흘러가며 걸은 지 어엿 20분 채, 고지가 보인다. 손에 덜렁거리며 들고 있던 생수병을 마지막으로 털었다.


에이씨.. 다 먹었잖아

목마름으로 눈앞이 희미해져 갈 때 수많은 인파들과 장사를 하는 파라솔이 펼쳐졌다. 그냥 공원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큰 스케일에 당황을 하며 지도를 내려놓고 사람들이 향하는 발걸음에 이끌려 따라갔다.


목을 축일 음료를 하나 사 시원하게 들이마시니 이제야 앞이 제대로 보인다. 눈앞에는 커다란 멕시코 국기가 하늘을 향해 펄럭거렸다. 몰랐는데 멕시코 국가가 예쁘게 생겼구나? 뜬금없지만 아르헨티나 국기랑 멕시코 국기.. 넘 예쁘다.


이곳이 멕시코의 어린이대공원인 것인지 현장체험을 나온 10대들, 가족들, 아주 소수의 관광객들 등 거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엄청나게 넓은 이 공원에 다 모인 것만 같았다. 사람들이 거니는 거리 양옆에는 악세사리, 먹거리, 페이스타투 장난감이 쭉 펼쳐져 있었다. 그 위로는 우거진 초록색 나무와 멕시코의 봄에서만 볼 수 있는 보라색 나무들이 쭉 펼쳐져 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사람들은 머리에 하나씩 원숭이를 메고 걷고 있었다.


나도 원슝이 메면 멕시코 인싸 가능?

남녀노소 할 거 없이 현지인들은 머리에 원숭이를 메고 있었고 내 귀에는 아주 멕시코스러운 노래가 울려 퍼졌다. '이렇게나 평범한 공원에서 개성이 돋보인다고?' 이번주가 부활절인 게 감사할 지경이었다. 누가 봐도 특색 넘치는 광경에 이리보고 저리보고 난리가 났었다.


그렇게 날뛰다 바로 옆에 한적한 풀숲으로 들어섰다. 하늘을 가리는 우거진 풀숲 아래는 그림자와 함께 시원한 바람이 지나가고 있었다. 방금 전에 거닐던 곳과 전혀 반대되는 차분함이었다. 아이들은 바닥에 분필과 돌로 낙서를 하고, 대학생들은 가방을 내려놓고 책을 읽고 있었다. 아이가 있는 가족들은 물가 앞에 앉아 간식을 들고 물 건너편에서 축제를 벌이고 있는 이들의 노래와 환호소리를 배경음악으로 삼듯이 감상하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평화로움에 이끌려 나도 뒤따라 앉아버렸다.


아이들의 스케치북
가만히만 있어도 힐링이었다

풀숲에서 나오면 축제의 장, 풀숲으로 들어오면 평화의 장. 한 공간에서 돌변하는 상극의 매력에 반해 가만히 앉아 아무 생각 없이 미소만을 머금은 채 30분을 흘러 보냈다. 엉덩이를 들어 차풀테펙성도 가고 싶고 저 위까지 올라가고 싶은데 지금 앉아 있는 공간이 너무 좋아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반복하였다.


그렇게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을 때 갑자기 이름 모를 학생들이 나를 향해 다가왔다. 메고 있던 가방을 돌려 앞주머니를 슬며시 열더니 여러 개의 기다란 막대사탕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나에게 들이밀며 받아달라고 하였다.


예...?

사달라고 하는 건가 싶어 '안 사요~'를 연발 외쳤는데 그건 또 아니었다. 갑작스러운 사탕공격에 당황해하니 사탕뭉치를 내게 뻗은 학생은 그 상태로 알아들을 수 없는 본국의 언어를 내뿜다가 머쓱한지 가방에 사탕을 다시 넣고 사라졌다.


어휴 혼자 여행하다 보니 별일이 다 있네

혼잣말을 읊조리자마자 바로 30대로 추정되는 아저씨가 내 옆에 앉았다. '뭐야 지금 뒤에 줄 서 있는 거야?' 고개를 돌려 주위를 스윽 둘러보고 제자리로 돌아오니 질문 폭탄이 이어졌다. 어느 나라사람이냐, 여행 온 것이냐, 혼자 여행 온 것이냐, 멕시코는 어떠냐… 흔하디 흔한 여행자의 스몰토크로 여기고 별생각 없이 대답을 하며 긴장의 끈을 놓자마자 바로 추근덕 스킬 펀치를 날렸다.


내가 여기 아주 맛있는 식당을 알고 있어 (콧수염을 만지며)
나랑 저녁을 함께 하는 건 어때? (눈썹을 치켜올린다)

순간 저장운동을 하고 있던 새우가 식도와 다시 하이파이브할 뻔하면서 돌변하며 말을 읊조렸다.


아이 해브어 보이프렌드~
히이즈 오버 데어~ 씨?
암 가나 고~ 빠이

추근덕 퇴치법은 온갖 콩글리쉬를 하며 구수해져야 하는 것이 팁이다. 얼큰함 한 사발을 머금은 채 방금 여행 혼자 왔다는 애가 급돌변하여 구라를 던지며 자리를 벅차고 일어섰다. 

 

혀를 끌끌 차며 다시 사람들의 인파로 나가려는 순간 아이들의 놀이터로 추정되는 거대한 나무와 회전목마를 보게 되었다.


나무 놀이터

숲 근처의 공원 광장에도 아니고 무성한 나무들 사이에 회전목마가 덩그러니 있는 건 난생처음 보았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넓고, 생각한 것 이상으로 여러 가지가 혼합된 이 공간에서 발을 뻗으면 뻗을수록 그저 신기해 할 뿐이었다. 이곳에서 더 올라가면 동물원이 있고 옆으로 빠지면 거대한 성이 있다. 그리고 밑으로 조금 내려가면 인류학 박물관도 있다. 길을 가다 중간쯤에 서면 넓은 광장이 보인다. 그곳엔 삐에로 분장을 한 남자가 광장 가운데 서 있었다. 그 주변엔 영유아에서 초등학생까지 자그마한 아이들이 빽빽히 둘려져 있었다. 삐에로 아저씨가 음을 띄운다.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하나가 되어 큰 소리로 노래를 힘차게 따라 불렀다. 이곳에서 멕시코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요를 알게 되었다.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로 가득 채워진 거대한 공원에서 이들이 어떠한 것을 사고, 어떠한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지, 어떠한 유행이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아니 무슨 이런 공원이 다 있어..
진짜 개 재밌잖아?

반짝 거리는 눈으로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멕시코 봄의 뜨거운 햇빛과 사람들의 열기와 그리고 찢어질 것 같은 나의 발꿈치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숙소로 돌아왔다.


모양새에 홀려 사버린 운동화는 세상 악독한 아이였다. 발은 분명 편한데 가죽제품이어서 그런지 좀만 걸어도 발꿈치가 미친듯이 쓸려 한국에서도 종종 물집을 봤던 아이였다. 이를 망각하지 못하고 아무 생각 없이 늘 신던 신발을 신고 멕시코에 왔다. 그리고 이날 신명나게 쓸리는 발꿈치에서 고통이 느껴질 때 '아차' 싶었다. 절뚝절뚝 거리며 몇 분을 걸으니 금방 숙소에 도착하였다. 다행히 올 때는 숙소 근방의 거리였다.


숙소에 오자마자 고통의 주범인 신발부터 벗어던져 버렸다. 침대에 털썩 앉아 양말을 벗는데 발뒤꿈치가 새빨간 피로 물들어져 있었다. '한국에서도 이 정도로 피를 맛본 적이 없었는데..' 피를 씻겨낸 뒤 하루 이틀 뒤면 굳은살로 배겨질 영광의 상처를 쓰담으며 차분히 가방에서 밴드와 연고를 꺼내 발꿈치에 덕지덕지 붙어주었다.

 

아픔으로 고생이 꽤나 많았던 두 발을 침대에 뻗어버리니 저녁시간대가 훌쩍 지나버렸다. 조금만 더 있다가…를 무한반복하다가 속절없이 퇴근을 해버린 오늘의 태양에 이제야 시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숙소 열쇠만을 만지작 거리며 쉴 새 없이 고민하였다.


저녁 먹으러 후딱 갔다 올까..?
아니야.. 어두워지기 시작했어
뭔가 아쉬운걸.. 빨리 뛰어갔다 올까..?
아니야.. 걷기엔 발이 아직 아픈걸


아직은 낯선 멕시코에서의 2일 차, 긴장의 끈이 전혀 풀어지지 않았던 그리고 발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던 나는 침대 옆 작은 탁상에 열쇠를 내려놓고 캐리어에 챙겨 온 식량으로 저녁을 대충 때워버렸다. 방안에 불이라고는 탁상 위 자그마한 램프 2개가 다인 방에서 노트북을 열어 한국에서의 일 업무와 내일 갈 곳들을 둘러보며 밤 10시도 되지 않는 시각에 일찍이도 하루의 셔터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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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이번 여행기는 에필로그를 쓸까 말까 굉장히 고민을 하였었다.

방구석 추억여행일지는 몇 년 지난 여정을 회상하며 썼기에 그때의 감정과 글을 쓰고 있는 현재의 감정을 대조하며 글을 남기고 싶어 에필로그를 쓰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멕시코여행은 갔다 온 직후부터 쓰기도 하고 여행기 전체적으로 화가 거듭할수록 글이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 아예 안 쓰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근데 그 마음 번복하도록 하겠다.


쓸데없이 당당

여행을 하며 깨닫고 느끼는 감정들을 여행기에 다 담을 수 없기에 본격적인 멕시코 여행기인 이번 화부터 스타트해보겠다. 대신 억지로 쥐어 짜내고 싶지는 않아 딱히 쓸만한 내용이 없으면 건너뛸 생각으로 편한 맘으로 에필로그를 대할 예정이다. 왜냐면 늘 그래왔고, 말그대로 '에필로그'니까.



이번 여행은 단순 여행을 하기 위해 시작된 것은 아니었다.


떠나고 싶은 나의 욕망.

열망하는 곳에 대한 두려움을 깨부수고 싶은 용기.

그리고 점점 고갈되어 가는 여행 콘텐츠.


습관적으로 관찰하고 이야기를 사색하다 보니 자연스레 이를 기록하다가 글을 쓰게 되었고,

바라보고 있는 이 순간이 특별하다 생각하여 자연스레 이를 사진으로 남기게 되었다.


이젠 글로 쓸 것도, 사진을 올릴 것도 아무것도 없어

취미로 여행 콘텐츠를 생성하다 보니 시작하게 된 브런치와 인스타그램이었지만, 즐겨봐 주는 독자와 팔로워들이 생기면서 콘텐츠에 대한 무언의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다.


멕시코에 발을 디딛자마자 눈알을 열심히 굴려가며 어느 곳을 찍어야 할지 카메라를 이리저리 돌려대었다. 숙소에 돌아와 오늘 찍었던 사진들을 노트북에 옮겨 베스트컷을 찾기 위해 사진을 넘기고 보고를 반복하였다.


마음에 드는 사진이 단 한 개도 없어!


유럽에서 사진 찍는 재미를 느끼고,

몽골에서 사진의 매력을 깨달았다. 인터넷이 안되니 할 게 없어 카메라를 들게 되었는데 결과물이 꽤나 만족스러웠다. 몇 안되게 노트북을 안 들고 떠난 몽골에서 한국에 돌아가 사진을 편집할 생각에 두근두근 설레하며 입국을 했던 기억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새벽 비행기임에도 집에 오자마자 노트북을 열어 잠대신 사진을 편집했던 어린 날의 나였다.

쿠바에서는 너무 여행을 즐기느냐 사진을 몇 장 찍지도 못했지만 그 몇 안 되는 사진에서 쿠바만의 매력이 잘 담겨 나에게도 사람들에게도 꽤나 좋은 반응을 불러내었다.


지금은 재미와 즐김보다 '잘 찍어야지'의 생각을 지니며 찍고 있다. 사진은 꾸며진 것 같아 보이지만 스트릿 사진만큼은 정말 솔직한 아이들이다. 정말 여행을 제대로 즐겼을 때 좋은 사진들이 나오기에, 이 책임감을 잠시 내려놓고 나의 여행에 집중을 하기로 다시금 마음먹어본다.


카메라와 노트북을 내팽개치고 잠시 눈을 감아 사진을 좋아하기 시작한 20대 초반의 나로 돌아가 본다.


사진은 정말 매력 있다.
특히나 여행에서의 스트릿 사진은 정말 매력 있다.

같은 곳에서 카메라를 들이 밀어도 제각각 다른 사진의 결과를 보여준다.
1초만에 판가름이 나는 사진의 결과물은 작가의 시각을 대변해준다.

나에게 있어서 사진은 자연스럽게 형성된 찰나를 찍어내는 것이다.
억지로 만들어 놓은 예쁜 공간이 아닌 시간이 쌓여 만들어진 자연스러움을 찍어내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있어서 소소할 수 있는 일상의 행위를,
누군가에게 있어서 특별할 수 있는 오늘의 하루를,
그것의 소중함을 알아보고 찰나를 담아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사진을 잘 찍는다고 할 수 없지만,
나는 나의 사진들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과거의 여정 길에서 내가 바라보는 시선을 다시금 알 수 있고,
내가 어떤 것을 가치 있게 여기는지를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

앞으로도 꾸준히 여행의 길을 나설 때마다 찰나의 순간을 기록할 것이다. 그 순간마다 나의 시선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는 나도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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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6월부터 로컬 여행자의 여정기를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

매주 목요일마다

한 달에 1명의 여행자씩

짧고 간결하게

정보성이 아닌 '이야기'를 중점으로 

여정의 길을 늘 갈망하는 이들에게 재미난 에피소드로, 일상의 지루한 틈을 타 짧은 여행을 보내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그 경험이 모여 지금 당장 여행을 떠나게 만들어 주는 동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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