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O
AMALGAMATED DRAWING OFFICE, A/D/O.
BMW로 유명한 회사 MINI에서 운영하는 이 공간은 누구에게나 무료로 개방되어 있습니다. 거대한 매직글라스로 덮혀 있는 전면 입구를 열고 들어가면 생각보다 거대한 공간이 나를 반깁니다. 역시나 임대 형식의 공유 사무실이 몇 개의 실로 제공되고 있고, 누구나 무료로 출입과 사용이 가능한 공유 공간이 분리되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곳에 와서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사무실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그 곳을 들락날락 거리며 꽤나 활기찬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느껴졌습니다.
A/D/O는 MINI브랜드에서 쇼케이스 겸 제공하는 공간으로서, 자신들의 기업과 미래에 대한 철학을 보여주고 있는 공간입니다. 디지털 노마드.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항상 다른 공간을 찾아 업무 공간을 마련하는 라이프 스타일 가진 사람들을 부르는 단어입니다. 세상이 디지털로 연결되며, 회사라는 공간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진 오늘 날, 1인기업과 같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혼자서 근무하는 사람이 늘면서 탄생한 단어입니다. A/D/O는 이런 디지털 노마드의 등장을 반갑게 맞이하고, 그들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철학을 담고있습니다.
브루클린에 위치한 Greenpoint라는 작은 동네에 이 공간은 꽤나 상징적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역에서 내려서부터 A/D/O에 도착하기까지 많은 작업실과 공방을 지나쳤는데, 이 동네의 특성이라고 합니다. A/D/O의 업무공간도 그런 작업실의 연장선에 위치하고 있고 싶은지, 그저 노출된 콘크리트 바닥과 같은 투박하고 작업실과 같은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되어있었고, 실제로도 작은 작업장들도 조그맣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전면에 매직글라스로 덮힌 건물이 비추는 Greeenpoint의 모습도 건물이 그 공간에 대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듯한 재미있는 상상도 할 수 있었습니다.
한 쪽 벽면에는 큰 강줄기 같은 그림이 있었는데, 이는 커뮤니티, 웰빙, 웰니스 등 1960년대부터 2050년까지 그 시대를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들이 가득 차있었습니다. 진하게 표시되어있는 글씨가 디지털 산업에서 대표할 수 있는 단어들이었는데, 2020년쯤에는 디지털 노마드라는 글씨가 보입니ㅣ다. 이런 디지털 세상에 담긴 철학을 담고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A/D/O를 통해, 이렇게 특정한 공간이 그 만의 철학을 담고 있고 그 철학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그 공간을 찾는 일, 흔히 말하는 오늘날의 공간의 '브랜딩'이 우리 삶에는 생각보다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듯합니다. 우리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옷을 입듯, 우리가 좋아하는 공간에 찾아가서 나의 시간을 보내는 것은 꽤나 중요한 일입니다. 공유의 차원에서 그 공간을 바라보자면, 그 공간을 찾는 사람들은 서로 비슷한 목적과 취향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이 그 공간에서 나누는 교류는 꽤나 합리적이고 생산적일 것입니다. 그런 공간을 마련하는 것 자체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와 인프라를 지원하며 더 멋진 아이디어와 개발을 탄생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