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그림 에세이
누가 보아 아도 우리는 천상 부부로 보인다.
딱히 그가 엄청 사랑스럽고 엄청 신뢰가 가서 이어지는 행동들은 아니지만 우리는 늘 그렇게 부부임을 들키며 행동하고 산다.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하지 않았는가.
부부의 연으로 살다 보니 저절로 챙겨지는 눈치들.
그게 배려라면 배려라고 생각한다.
그가 일어서기 시작한다.
"가자"
그다음 이어질 말이 뻔하다.
"춥다"
조용히 가방을 챙기며 "카페에 에어컨은 너무 심해. 그렇지?"
"너무 오래 있지 말라고 그런다네"
그 어느 때보다도 쿵짝이 잘 맞는 대화를 나누며
그렇게 바캉스룩 카페나들이는 시원하다 못해 춥게 끝이 났고
반려견도 없는 나는 반려인 그와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어른이 놀이를 하며 집으로 왔다.
반려견, 반려묘, 반려식물 시대에 나는 어디에다 '반려'자를 사용할까 고민이었는데... 다행이다.
누가 보아도 천상 부부일 텐데 그가 나에게 반려인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