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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형 Mar 03. 2024

마중 기억 14

12월 말씀

  마중 기억

- 12월 말씀 -


몰랐습니다.

아니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그동안 모든 시간과  감각은 오로지  만남을 향해 맞춰져 있었습니다.


멋있는 만남을 위해,

행복한 만남을 위해, 

유의미한 만남을 위해


정말 만남을 빛나게 할 더 거창한 수식어를 만들기 위해 때론 감당할 수 없는 노력도 했습니다. 만남을 이어가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몰랐습니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그때도 지금도 몰랐습니다.


라디오에서 마더 테레사 수녀님 말씀을 듣기 전까지만 해도 어리석은 마음은 또 어리석은 만남에 대한 생각뿐이었습니다.


사람만이 모르는 사람만의 질긴 고집! 자연조차 포기한 그 미련한 고집에 갇혀사는  사람 인생!


이제는 그만하려 합니다.

그리고 지금부터는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생각해야겠습니다. 그리고 수녀님의 말씀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당신을 만나는 모든 사람이 당신과 헤어질 때는 더 나아지고 더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세요."(마더 테레사)


12월을 가득 채운 성탄 노래는 이별을 축하하는 노래라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삶의 스승께서 주신 말씀을 새기면서 다시 수녀님의 말씀을 암송합니다.


12월 말씀 


누굴 원망하것소

누굴 탓하것소


아무 원망도 탓도 말고

그저 내 탓이오 하고 사소


다고 스스로를

너무 나무라지 마소


저 눈 붉은 시간도 알고

나는 더 잘 알고 있으니까


이 크리스마스 등도

언젠가는 꺼지잖소


그렇다고 영원히

꺼지는 것도 아니잖소


수고하셨소

정말로 수고하셨소


성탄 노래를 지휘하던

십자가 긴 그림자가


성모상을 돌아 나오는

마음 잃은 이와

길 동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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