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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형 Dec 23. 2023

(시) 목포행 2

희망 설국


 목포행 2

-  설국 -


목포행 선로 위에

시집을 올렸습니다


행간마다 눈이

다복합니다


시어들의 눈구경에

시집은 제목을 내렸습니다


한파로 지연되어

죄송하다는 기관사의

목소리에도 눈이

소복합니다


언 선로를 달리는 기차

숨소리를 들었습니다


눈은 기차 위해

끝도 없이 사람 길을

니다


그때 긴 인생 선로를

달려온 할머니의 기적

소리가 들렸습니다


"참말로 징하다잉"


그 소리가 눈송이 안에서

메아리칩니다 시집은

애처롭다고 적었습니다


세상을 하얗게 지우는

을 찢으며 달리는

기차의 뜨거운 숨에

눈도 결심을 다시 합니다


깊이도, 끝도 모르는

눈도, 세상도, 사람도

참 징합니다


송정역을 앞두고

눈을 감당치 못한

소나무 가지

세상 아래로

미끄러집니다


새들도 조문을 잊은

눈에 묻힌 12월,

목포는 사람 사는

이야기로 세상

환하게 맞이합니


덮었던 시집에

희망으로 시작하는

제목이 새로 자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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