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길, 새 숨
- 동행 -
오랜만에 마음에
오래 걸어두었던
길을 나섭니다
세상은 눈이 보내는
편지로 가득합니다
망설이는 창백한
발자국을 위해
바람이 앞장섭니다
눈 구름은 그림자 뒤에서
풀 죽은 지난 이야기의
지워진 숨 길을 냅니다
발자국이 숨을 잃으려
할 때마다 명지바람이
길을 헤칩니다
새싹의 숨을 내어주는
뿌리의 안내로
길 위에 선 발자국에
푸른 숨이 돕니다
숨을 앓었던 사내가
바람과 구름괴 함께
눈 편지를 읽으며
다시 새 길 위에
발자국을 올립니다
눈 편지가 지난 자리마다
새 숨이 길을 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