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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형 Jan 16. 2024

(시) 별둥지

 빛의 끝에서

      별둥지

- 의 끝에서 -


빛의 올가미에 든

저에게 어둠을

내리소서


눈 뜨고도 눈먼 삶을

사는 저에게 부디

짙은 어둠을 내리소서


아니 어둠보다

 빛을 주소서


빛으로 눈먼 이는

더 강한 빛에 취해

빛이 어둠임을 모른 채

살아가노니


얇디얇은 지식의

독에 빠져 하늘을 가리

빛에 중독된 채 사는

에게 부디 어둠보다

더 센 빛을 주소서


어둠을 원하는 이

누가 있겠습니까마는

저에게 가시 소금으로

빚은 어둠을 주소서


빛에 먼 눈이

어둠 속에서

빛의 결을 느끼며

어둠이 빛임을

알게 하소서


그 어둠 속에 있던

별들의 이야기에

눈 뜨게 하소서


그래서 별 하나

들일 곳도 없이

살아온 마음에


별들이 둥지를 짓고

더 따뜻한 이야기를

품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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