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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형 Mar 06. 2024

(시) 시드니 런웨이

나무와 사람

(시) 시드니 런웨이

- 나무와 사-


날선 시간 위를 걷던

걸음이 시드니 거리에서는

더 이상 숨 넘어가는

이야기를 짓지

않습니다


낯선 것은 말도

사람도 아니었습니다

건너오는 눈빛에는

파도가 일지 않았습니다


시드니 타워의 그림자를

기록 중인 나무는

자신의 이름을 지우면서

수십 년 동안 의자

등받이만큼

그림자를 키웠습니다


밤이면 나무에게

사람 이야기를 들려

주는 시드니 거리의

의자가 자리를 내어줍니다

그리고 가만히 나무의

숨을 쉽니다


의자가 시간 위에 다시

나를 세웁니다

사람이 지워졌던

이야기에 나무를 배경으로

사는 사람이 보입니다


시드니 국제선 출국장에

출발등이 켜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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