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2
- 망국민국 -
잠이 묻은 눈으로
손사래 치며 나를
급히 치운다
5시에 깨우지
않았다고 6시에
죄인이 된
4시에 겨우 잠에
든 아이
아빠 때문에 물리는
물 건너갔다며
눈에 묻은
잠을 털며 화장실로
가는 아이에게서
나는 손으로
치워졌다
자라고 있는 5시지만
자지도 못하는 5시가 된
시험 나라 아이들
그 아이들이 나를
1시부터 깨웠다
아이들의 밤이
어떻게 지워지는지
5시가 어떻게 오는지
나는 딸아이 옆에서
고문처럼 지켜보았다
물로도 씻어낼 수 없는 잠
물에 불어 더 무거워진 잠
그 잠을 고2라는 부적으로
이기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던 딸아이가
시간에 놀라
큰 소리가 나왔다며
미안하다며 서둘러
시험 속으로 들어간다
나는 그 뒤를 따르며
머리에서 길을 잃은 물로
이 나라를 빡빡 지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