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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형 Jul 02. 2024

(시) 만가(輓歌)

새벽을 지우다

   만가 (輓歌)

- 새벽을 지우다 -


또 잠이 무너졌다

잠을 짓기 위해

하루 내내 몸을 비웠다


마음이 지쳐

쓰러질 정도로

시간을 다그쳤다


마음이 고개를

못 들정도로

하루를 몰아세웠다


하지만 한번 당겨진

마음의 불씨는

어둠이 깊을수록

더 선명해졌다


뒤척일수록 잠의

잔해 늘었다

기다림마저 차단된

속절없는 숨은

스스로 새벽을 지웠다


가슴을 치는 소리가

만가의 북소리처럼

들렸다, 그 소리 따라

또 잠이 무너졌다


빈 상여는 이미 출발했다

부복한 막걸리 병에서

휘파람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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