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로 살기
- 나무로 살기 -
가을을 포대에
담습니다
당신을 생각하는 것처럼
몇 번의 비질에도
포대의 배가 금방
부릅니다
가을은 소리부터
담깁니다, 색과 잎이
순서를 기다리고
마지막엔 모든 걸
내어 준 나무가
스스로 포대 안으로
걸어갑니다
간혹 가을을 놓지 못한
바람과 하늘과 내가
만원 포대를 비집고
들어갑니다
비질 소리가 환상곡으로
울려 퍼지는 나무 길마다
가을로 만원입니다
그 길 위에 나무가 되겠다는
출가의 마음 깊게 새깁니다
한 때 몽골 사막에 숲을 조성하는 학생의 이야기를 썼었습니다. 이젠 지구 기후 위기 극복에 앞장서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씁니다. 학생들의 생각은 그대로가 시가 되고 숲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