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구체적으로 묘사해 보자면, 지금은 거의 사라진 캡과 하얀 치마와 상의 그리고 뾰족한 주사기를 들고 있는 모습 그리고 물론 성별은 여자다.
실제 병원에서의 간호사의 모습은 많이 다르다.
일단 지금의 간호복 형태는 1970년대부터 미국에서 시작된 간편복 형태다. 우리나라에도 널리 2000년대 이후 널리 보급되었다고 한다. 활동복 형태로 기능성을 더 중요시해 현재는 각기 다른 색과 색깔 있는 바지를 주로 입고, 간호캡 역시 사라진 지 꽤 오래되었다.
치마는 거의 사라졌고, 각종 오물에 노출될 환경에 처한 것을 고려하여 하얀색 바지도 지양하는 추세이다. 그리고 남자 간호사의 비율도 꽤나 높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창작물이나 코스튬의 형태의 간호복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고, 가끔은 성적 코드로 사용되거나 비하의 의미로 사용될 때 간호사 단체의 항의를 받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간호사에 대한 이미지의 고착화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복장의 다양화와 업무 형태에 따른 활동성을 중시하는 실용성을 위해 변화하는 간호복에는 찬성이나, 굉장히 오래전부터 고수되어 온, 간호사에게 원하는 이미지를 위해 머리망을 하거나 신발의 제한을 두거나, 염색이나 액세서리의 자제를 권고하는 병원의 행태에 대해서는 굉장히 불만스럽다.
물론 병원에서의 제한은 각각 제각기지만, 위에서 말한 내용은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간호사에 대한 이미지는 정형화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고정된 이미지의 정형화는 현재 병원들을 자체 방침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실제 병원에서 간호사에게 제약하는 실제 방침과 제한 사항들에 대해 적어보자면,
짙은 화장과 향수 사용은 자제하도록 권하는데, 서비스정신의 일환으로(?) 혈색 있는 외모를 위해 립을 사용하도록 권장하는 CS 교육을 실제 여러 차례 받은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화장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 화장 자제는 이해할 수 있었지만 개인의 취향과 관련된 외모에 관한 제한이 다른 직업에서는 대부분 없는 점이라 안타까운 부분이다.
화장뿐 아니라 머리색에 대한 규정도 있는데 밝은 색 염색은 날티 날 수 있으므로 밝은 갈색까지 허용되고, 반듯한 손발톱 길이와 색에는 보이는 부분이기 때문에 네일아트나 간단한 매니큐어 사용도 제한하고 있으며 페디큐어에 대한 제한이 풀어졌더라도 하게 된다면 근무 중에는 양말을 꼭 신도록 하고 있다. 양말 역시 신발색과 통일되어야 하므로 하얀색 간호화를 신었을 경우 검은색 양말 역시 단정한 복장 준수에 맞지 않는다고 한다.
이외에도 간호복을 입지 않는 출퇴근 시간의 복장에도 제한이 있는데 출퇴근 시 화려한 복장 자제는 나의 신규 시절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단골 규제 멘트였다.(짧은 미니스커트나 반바지를 입는 경우 경고를 받거나, 트레이닝복이나 찢어진 청바지에 대해서도 제지를 받는 경우가 아직도 흔하다고 한다)
지금의 병원에서는 머리망 사용 제한을 풀었고, 이전 병원에서는 간호화 제한을 풀어 조금 다른 방면의 자유로움이 있었는데, 두 가지다 제한을 풀었다고 굉장히 자유분방한 간호사들은 본 적이 없는 게 기억에 남는다.
21세기 4차 산업시대를 기다리는 이 시점에서 많은 부분의 변화가 있지만 간호사를 향한 제한 가득한 시선은 변화할 줄 모르는 게 참 안타깝다.
병원의 꽃, 병원의 이미지 담당으로 간호사를 상품화하지 말고, 좀 더 자유로운 환경, 자발적인 시스템을 통해 간호사의 권한과 역할에 있어서 자율성을 부여한다면 환경이 어떻게 바뀔지 개인적으로 굉장히 궁금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