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장마가 왔다는 소식이 들리던데 태국도 우기가 되어 매일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 아이들을 학교로 픽업하기 위해서 차를 몰고서 집을 나섰다.
비가 너무 오니까 평소보다 조심스럽게 운전을 할 수밖에 없다.
신호 대기를 하면서 차 안에서 비 오는 풍경을 바라보는데
오토바이를 타고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여느 동남아 국가들처럼 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오토바이를 교통수단으로 사용한다.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곳의 한계가 많고 자동차는 비싸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빗속을 오토바이로 이동하는 사람들은 온몸을 우비로 감싸고 달려가고 있었다.
아무리 우비를 입고 헬멧을 썼다 하더라도 얼마나 괴로울까?
이 빗속에 찬 바람과 빗물에 온몸을 노출하면서 달려야 하는 그들이 참 힘들게 느껴졌다.
그들을 바라보다 보니 비와 바람으로부터 나를 보호해 주고 있는 나의 차가 꼭 든든한 울타리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무엇 때문인지 그렇게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사람들을 보며 우리나라 가출 청소년들이 생각이 난다.
통계청과 여가부가 작성한 2021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가출 경험이 있는 학생은 11만 5741명으로 전체 청소년 중 2.9%로 집계된다고 한다.
집과 가정이 청소년들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어야 하는데
그곳조차도 안전하거나 따뜻한 장소가 되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출을 결심하는 청소년들이 이렇게 많다니...
집을 나간 청소년들은 그야말로 저 오토바이 운전자들처럼 온갖 비바람을 몸으로 다 견뎌내야 한다.
그러다가 각종 범죄의 타깃으로 노출되기 쉽다고 하는 어떤 기자의 보도가 생각이 난다.
무엇이 청소년들을 울타리 밖으로 나가게 만들었을까?
청소년 가출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부분 가정 안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한다.
청소년기에 접어든 자녀를 둔 부모로서 책임감이 느껴진다.
우리 아이들이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가정이 되어주어야 함을.
좋은 부모가 되어 주어야 함을.
좋은 울타리가 되어 주어야 함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