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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거진 미러 Oct 12. 2022

Interview 52

인투더미러


Interview 52 


<좋은 자극제> 총괄부 김세은




Q1.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미러 총괄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세은입니다~!


Q2.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하잖아요, 가을에 세은님이 꼭 드시는 음식이 있다면요?


계절별로 꼭 먹는 음식이 있는 미식가는 아니지만 음식을 사랑합니다. 생각해보니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을 때 샤브샤브를 잘 챙겨 먹었던 것 같아요. 꼭 먹어야 한다! 는 아니지만, 주기적으로 입에 넣어줘야 하는 음식이긴 합니다. 샤브샤브는 다이어트 음식인 거 다들 아시죠? 그래서인지 아무리 많이 먹어도 죄책감이 들지 않아 어느 순간 볶음밥까지 주문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당장 먹으러 가야겠어요.


Q3. 다가오는 추운 계절을 맞이하는 세은님만의 포근한 아이템(ex.전기장판, 따뜻한 양말...)도 있을까요?


저는 열이 많아서 몸보다 공간을 따뜻하게 하는 것을 즐깁니다. 그래서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면 구석에서 꺼내기 시작하는 아이템이 있는데요. 바로 ‘카펫’입니다. 여름에는 걸리적거렸던 존재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떠올라요. 제 방의 톤 다운된 파란 벽지와 회색 카펫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저를 최고 레벨 집순이로 만들어준답니다. 



Q4. 그렇다면 쉬는 날 가장 즐기시는 일이 무엇인가요?


여기서 저의 취향을 슬쩍 공개해 보려고 하는데요. ‘빅뱅이론’ 너무 좋아합니다. 일단 유머가 제 취향이고,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는 착각도 꽤 기분이 좋습니다. 시즌 12로 마무리가 된 작품인데 지금 아껴보느라 시즌 11 시작도 못 하고 있어요. 저에게 빅뱅이론은 다른 콘텐츠와는 조금 달라요. 마냥 힐링도, 분석도 아닌, 온전히 집중하고 싶은 몇 안 되는 콘텐츠인 것 같아요. 그래서 기분이 안 좋을 때 좋아지려고 보지 않고 오히려 기분이 좋을 때, 이 기분을 유지하고 싶을 때 꺼내 보는 것 같아요. 특히 겨울에 핫초코 마시면서 보는 빅뱅이론은 최곱니다.


Q5. 요즘 읽었던, 혹은 들은 인상 깊었던 글귀가 있다면 한 줄 공유해주세요.


‘너 뭐 돼?’

질문의 의도에서 완벽히 벗어난 것 같은데 저에게 교훈적인 말, 명언은 인상 깊게 다가오지 않는 것 같아요. 제가 경험하지 않은 것들을 이미 통달하고 스포 당하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현실에서 유용하게 사용 가능한 글귀나 말이 더 와닿아요. 특히 이 말은 상대방의 등골을 아주 조금 오싹하게 만들고, 상황 자체는 위트 있게 가져갈 수 있는 만능 문장인 것 같아요. 표정까지 탑재해 줘야 완성인 거 아시죠?


Q6. 최근 새롭게 알게 된 세은님의 취향이 있는지 궁금해요!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도 취향을 가진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서 한동안 백화점 향수 코너에서 시향만 얼마나 해봤는지 모릅니다. 결국 찾지 못하고 끝났어요. 취향은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너무 소박한 거라 좀 부끄럽긴 한데, 국과 밥을 따로 먹는 것을 선호합니다. 라면 국물에도 밥 말아 먹지 않고 국밥도 따로 먹어요. 뭔가 밥으로 인해 국물이 탁해지면 조급함이 느껴져서 빨리 먹게 되더라고요. 그럼 음식을 제대로 즐길 수 없어서 국과 밥은 따로 먹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어디까지나 제 취향입니다!



Q7. 이번호부터 총괄 차장을 맡으셨어요. 총괄 부원으로서의 세은님과 차장으로서의 세은님의 다른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다른 점은 텍스트 그 자체밖에 없는 것 같아요. 뭔가 되긴 했는데 전 아직 총괄 부원으로서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멋진 분들도 정말 많고요. 저는 원래 하던 대로 총괄부 안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고, 거기에 미러에 대한 진심을 조금씩 키워가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아, 달라진 점 하나 더 있네요. 미러를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는 거? 하하


Q8. 미러에서 활동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미러 전체 회의 과정은 정말 인상 깊어요. 각 부서에서 그들의 시각으로 미러에 실릴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장면은 매번 놀라워요. 미러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두 스스로의 의견을 이야기하며 하나의 목표를 두고 열정적으로 회의하는 모습은 정말 오래 기억하고 싶은 장면이에요. 회의가 끝나고 따로 스몰토크를 할 때는 또 얼마나 재미있는지, 그 갭에서 오는 매력이 엄청난 집단입니다. 


Q9. 총괄부로서 미러에서 꼭 하고 싶다고 꿈꾸는 일이 있을까요?


이건 비밀이었는데 미러 총괄부로서 미러 공식 웹사이트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그 안에서 미러가 지금까지 출간한 작품들도 볼 수 있게 공개하고 이런 식으로요. 물론 막연한 제 상상일 뿐이지만 모든 SNS가 너무 분위기 있는 데에 반해 웹사이트가 없는 것이 전 너무 아쉬웠어요. 미러는 보여줄 것이 너무 많은데! 이런 생각의 기저에는 총괄부로서 미러의 모습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더 보여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미러의 진가를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있는 것 같아요. 꼭 이런 방식이어야 한다는 아니지만, 총괄부 내에서 다양한 방안을 생각하고 상의하고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Q10. 미러활동을 통해서 가장 크게 얻으셨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진부할 수 있겠지만 ‘사람’, 그리고 ‘나에 대한 생각’인 것 같아요. 어떤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낼 때 그 내용만 다르지, 아이디어가 생성되는 회로는 너무나 똑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래서 가끔 제 생각과 의견에 대해 자부심과 한계, 두 가지 감정이 함께 오더라고요. 미러 총괄부 회의를 할 때면 많이 놀라요. 내가 고려해 보지 않은 관점을 파고든 사람도 있고, 나와 비슷하지만 또 다르게 생각한 사람도 있어요. 이전에는 혼자 몰두하고 고민하는 경험이 대부분이었다면, 미러 활동은 나 자신에 고립되지 않고 넓게 보는 방법을 알려준 것 같아요.



Q11. 20살, 1월 1일이 되면 하고 싶었던 것 중에 이루신 것, 혹은 원했지만 막상 성인이 되어보니 간절히 원할 필요가 사라진 일들이 있으신가요?


‘수험생 혜택’이요. 저에게 그 시간은 역사적인 재수를 다짐하고 재수 학원을 알아보던 시간입니다. 당시에는 열등감, 우울함에 사로잡혀 시간을 마냥 흘려 보낸 것 같아요. 수능을 갓 치른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찬스같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했어요. 그때만 누릴 수 있는 것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 가장 후회스러운 것 같아요. 소박하지만 탈색, 영화, 식당 다양한 곳에서 혜택이 있었는데도 말이죠. 즐길 기회가 올 때 이젠 놓치고 후회하고 싶지 않아요.


Q12. 익숙함에서 비롯되는 안정감과 새로운 것에서 비롯되는 자극적인 감각 중, 어떤 것을 느낄 때 더 행복하신가요?


제 일상에 질려버렸어요. 너무 익숙하고 안정적입니다. 가끔은 자극적인 감각이 저의 무언가를 일깨워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저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은 것 같아요. 


Q13. 나를 가장 긴장시키는 것은 < >이다. 세은님의 빈칸이 궁금해요. 그리고 그 긴장감을 감내하는 방식도 듣고 싶어요.


나를 가장 긴장시키는 것은 <임기응변이 필요한 상황>이다. 저는 제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전달하는 것에 대한 욕망이 항상 있어요. 임기응변은 곧 신뢰와 직결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인간관계에서 신뢰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신뢰를 주기 위해, 여유가 느껴지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은 하는데 막상 임기응변이 필요한 상황이 닥치면 많이 긴장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웃긴 이야기지만 상황극 시뮬레이션 비슷한 걸 가끔 하곤 합니다. 어떤 영상을 보다가 내가 만약 그 상황에 처한다면? 같은 생각을 하고 혼자 허공에다 연습해 봐요. 진짜 이상한 사람 된 것 같은데 다들 그런 적 있지 않나요? 허허허


Q14. 세은님은 '그래서'가 어울리는 사람인가요,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어울리는 사람인가요?


저는 ‘그래서’가 더 어울리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다이내믹한 삶을 살고 싶지만 어느 순간부터 큰 흐름에 집착하는 느낌이 있어요. 내가 지금 하고 싶은 일, 혹은 내가 지금 당장 선택해야 하는 모든 것에 스토리를 만들어 근거로 사용하는 것 같아요. 정말 자연스럽게요. 얼마 안 살았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아무 근거 없이 진행하고 후회한 경험이 너무 많아서 저의 모든 결정에 ‘이러하기 때문에 이걸 선택했다’가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어요. 하지만 동시에 내가 예상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삶에 대한 열망도 조금 존재해요. 뚝심 있는 면모가 느껴지는 구절이라 그런 것 같아요.


Q15. 요즘 사회적 분위기가 점점 엔데믹에 가까워지고 있는데, 만약 2년 전으로 시간을 돌려서 펜데믹 직전의 자신을 만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요?


코로나가 공식화되기 전에 아마 1월쯤부터 몇몇 기사들은 보도를 시작했어요. 당시 할머니댁에서 명절을 보내고 있었는데 기사를 처음 접하고 그날 잠을 이루지 못했답니다. 이전부터 신종플루, 메르스를 겪어오면서 불안, 염려가 아주 심했어요. 당시 저는 왜 사람들이 미리 예방하지 않고 방심하는지에 대해 답답함이 같이 있었어요. 저도 걱정하는 것 외에는 뭘 하지도 않고 있으면서 말이죠. 2년이 지나고, 코로나 확진 경험이 생긴 후 지금의 제가 그때의 저를 만날 수 있다면, 쓸데없는 걱정은 불안만 더 심어주니 제발 마음 놓으라고 하고 싶네요. 지금도 저의 걱정이 언젠가 우리 가족,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어요. 하지만 너무 과한 염려는 나를 갉아먹는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됐어요. 



Q16. 깁‘미러’브, 세은님이 사랑받고자 했던 경험을 알려주세요.


사랑받고 싶다는 감정은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나타나는 것 같아요. 주변 친구들, 가족들에게는 사랑받지 못한다는 감정을 잘 느끼지 못했어요. 그렇게 저의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는 엉뚱한 곳으로 갑니다. 학원 선생님들. 굳이 사랑받을 필요도 없는 분들인데 말이죠. 몇십 명의 학생 중에서 가장 튀고 싶었어요. 제일 열심히 질문하고 대답하고 눈 뚫어져라 쳐다보고. 지금 생각하면 많이 오버했던 경험이긴 합니다. 상당히 진지한 질문인 것 같은데 말하고 나니 너무 관심에 메마른 사람이 된 느낌인 것 같네요…


Q17. 마지막 질문이에요. 나에게 미러란?(다섯 글자로 표현하고 간단하게 설명해주세요.)


'좋은 자극제'

자극만큼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건 없는 것 같아요. 특히 저는 자극을 받지 않으면 그저 안주하고 순응하는 성향이기 때문에 저를 위해서라도 좋든 나쁘든 자극은 필요했어요. 미러에 지원하고 활동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저에게 좋은 자극이 되었어요. 나에 대해 더 탐구하고, 다른 사람에게 배우고. 이런 상호작용이 앞으로의 삶에도 좋은 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어요. 저에 대해 이렇게 좋은 질문들을 받아볼 기회도 살면서 얼마나 있겠어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서도 뜻깊은 경험한 것 같아서 정말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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