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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동 Feb 29. 2024

학부모 전 상서

블라인드에서 쓴 글을 정리하기 위함

블라인드에 간단하게 궁금한 거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질문을 던졌고, 또 많은 중복된 답변이 있어 이곳에 아카이빙 합니다. 그리고 쓰면서 학원의 부원장님들과 다시 한번 이야기를 나눠보고 정리된 글을 적습니다.


(주의) 이 글은 자녀가 '평균'이 되지 않고 적어도 '3등급(23%)'안에 들길 바라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학부모들을 위해 적힌 글입니다.


1. 학군지 문의

학군지는 대치·목동과 같은 대형 학군지와 분당·평촌 등의 준학군지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대치·목동이 아니면 다 준학군지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렇다면 여기서 어떻게 선택하냐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고민하고 계신데요.

개인적인 의견으론 학생의 성향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부모님이라면 학생이 성실한지 아닌지에 따라, 공부 머리에 따라 정할 것 같습니다. 머리가 특출 나게 뛰어나다면 굳이 거주지까지 옮기지는 않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른 학생들을 보고, '공부'라는 것이 자연스럽게 습득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학군지로 갈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학생이 성실하다면 특목고를 목표로 준학군지 정도에서 중학교 내신을 쉽게 따고 특목고·전사고 지원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신도시 등의 이슈로 인해 새로 생기는 학군지도 있습니다. 이때 준학군지가 되려면 적어도 5년은 있어야 어느 정도 분위기가 형성된다고 생각이 되므로 새로 생기는 곳들은 지금 들어오고 있는 학원의 타깃이 누구인지를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새로 들어오는 학원이 영·유아 대상이라면 지금 영·유아가 아닌 이후 5년 뒤 영·유아가 이득을 볼 시기입니다.) 새로 생기는 학군지가 있다면 죽어가는 학군지도 있겠죠? 1기 신도시들이 대표적입니다.

또한, 준학군지 내에서 고민하는 것은 쓸모없습니다. 준학군지끼리 순위 대결도 의미 없습니다. 직주근접하시길 바랍니다.


2. 공부 머리는 유전인가요? 지능 VS 노력

100%입니다. 공부할 때 필요한 것은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 지능과 노력입니다. 그렇다면 노력은 지능을 이길 수 있을까요? 있다, 없다로만 판단한다면 'YES'입니다. 물론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노력 또한 유전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그래도 부모님의 머리와 노력과 상관없이 뛰어난 학생이 있습니다. 제 인생에서 딱 1명 봤고, 한마디로 특수케이스입니다. 로또나 다름없죠.


3. 검은 머리 외국인의 한국 교육

검은 머리 외국인의 장점은 외국인 학교와 일반 학교를 선택할 수 있고, 외국인전형으로 국내 대학을 들어가기 쉽다는 겁니다. 학생의 머리가 좋다면 국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일반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이 좋고, 좋은 내신을 받기 힘들 것 같다 판단되면 외국인 학교를 가세요. 


4. 학원 강사 커리어

학원 강사는 진입하기 엄청 쉬운 직종입니다. 하지만 개인적 생각으로는 원장 중에 일반 회사를 다녀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도 많고,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보니 일반 회사를 다녔다면 이곳에 정을 붙이거나 만족하기 힘들 겁니다. 그렇지만 학원 강사만큼 능력에 따라 받는 직종도 없으니 고민은 많이 해보세요.

학원강사 모집 사이트 : 훈장마을


5. 초등학생까진 놀아도 되지 않나?

아이의 머리에 따라, 원하는 목표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요? 늦어도 4학년부터는 무조건 시키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렇지만 늦게 시킬수록 아이가 힘들겠죠? 앞부분에 다른 이들은 했던 거를 빠르게 따라잡아야 하니까?

그리고 공부하는 습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질 테지만 공부도 안 해보던 사람이 갑자기 하려고 하면 굉장히 힘듭니다. 성인도 힘든데, 아이는 오죽할까요? 

사례를 들어보자면, SKY 학부 나온 엘리트 아버지. 이화여대 나온 엘리트 어머니 밑에서 자란 학생이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까지 그 어떤 사교육도 하지 않았고요. 하지만 주변 사촌들이 하나, 둘 영재학교나 특목고에 진학하기 시작했고, 학부모님은 조급해지기 시작합니다. 중학교 1학년부터 사교육을 시키지만 공부란 걸 13년간 해본 적이 없는 아이는 굉장히 힘들어합니다. 게다가 선행은커녕 하행이다 보니 성적은 전혀 나오질 않습니다. 부모님은 아이에 대한 스트레스가 커지고, 학생에게 폭력도 행사합니다. 그렇지만 성적이 오를리 없죠. 학생은 결국 중학교 3학년에 유학을 갑니다.

두 번째 사례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내내 최소 출석 일수만 채우고 같이 즐거운 추억을 쌓아둔 가족이 있었습니다. 저희 학원을 오게 된 계기는, 공교육 내에서도 따라가지 못해 선생님이 매일 방과 후를 남기기 시작했을 때부터였습니다. 초등학생이어도 아이는 본인이 뒤떨어진다는 생각을 멈추지 못했고, 자격지심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아닐 학생들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초등학생일수록 마음 다잡기가 어렵다는 것을 느낀 일화였습니다. 


6. 혁신초등학교

혁신초등학교를 왜 이리 반대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혁신초등학교 학생들과 일반초등학교 학생의 차이는 없다고 보입니다. 혁신초 간다고 서울대 갈 친구가 그 아랫대학 가지 않습니다. 사립초등학교와 공립초등학교 간의 차이는 분명 있습니다.


7. 영어유치원에 대한 내 생각

제 개인적인 생각은 '보낸다.'입니다. 이유는 첫째로, 학생들이 힘들이지 않고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라는 것. 그리고 어린 시절이 이중언어 구사하기에 좋은 시기라는 점이 있습니다. 둘째로, 이후 영어를 배우기 위해 들이는 돈이 더 비싸다는 겁니다. 교육청은 학생의 나이별로 받을 수 있는 교습비의 한계를 정해놨기 때문에 어릴수록 저렴합니다.

그렇지만 학부모가 둘 다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고, 영어로 대화하는 환경을 집안에서 만들어준다면 영어유치원을 굳이 보내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8. 사립초등학교의 장점은?

사립초등학교는 일반초등학교보다 추가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습니다. 일반초등학교에서 그런 다양한 경험을 사교육으로 대체하려면 사립초등학교를 보내는 것보다 더 비싼 돈이 듭니다. 쉽게 공동구매라고 보면 좋겠네요. 그리고 아이들에게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보는 단원평가, 월말평가 등은 학생의 기초 학력을 올려준다고 생각합니다. 학원에 있는 학생들만 보더라도 같은 머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사립초 친구들이 실력이 더 좋습니다.


9. 내신은 일반고등학교가 유리한가?

내신이 일반고가 유리하다는 생각은 '편견'입니다. 중학교 때 성적이 전교권으로 나오는 학생들은 2가지로 나뉩니다. 특목고로 진학하거나 일반고에 가서 1등을 선점하든가입니다. 그래서 어차피 대학을 종합전형으로도 교과전형으로도 가기 쉬운 학생들은 중학교 때 정해져 있습니다. 수시 비율이 70%를 넘은 시점에서 내신은 절대로 포기하면 안 되는 전형이 되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종합전형이 뭔지, 교과전형이 뭔지 모르는 학부모는 그냥 포기하십시오. 기본적인 것조차 학부모가 알지 못한다면 아이는 고난의 길을 걸을 뿐..) 

그리고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은 더 좋은 학생들을 뽑기 위해서 블라인드를 뚫고 그 학교가 어디인지 알아내기 위해 많은 고민을 1년간 합니다. (도서지역에 속한 A학교의 1등급과, 전사고인 B학교의 4등급 중 당신은 누구를 뽑으시겠어요?) 그렇기에 암묵적으로 정해져 있는 각 고등학교의 Level이 존재하고, 저 또한 그 자료를 가지고 학원 내 고등학교 입시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대부분의 자사고는 평균 3~4등급 이내의 학생은 정시 없이 내신으로만 in서울 대학은 수월하게 갈 수 있는 거로 판단됩니다. 그리고 비학군지의 일반고등학교는 내신 평균 2점대의 학생들도 in서울 끝자락을 갈까 말까(내신으로)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일반고등학교를 가게 된다면 저는 정시와 내신을 둘 다 포기하지 마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10. 좋은 학원을 고르는 법

대치동이라고 다 좋은 것 아니고, 간다고 하면 말리고 싶은 학원들도 많습니다. 또 대형이라고 좋은 것도 아니며, 소형이라고 세심하게 봐주는 것도 아니죠. 우선 학원 선생님의 학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면접을 보다 보면 지방사립대 출신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며, 이런 분들은 대부분 대학원으로 세탁을 하는 분이 많으니 꼭 학부를 확인하세요. 또한, 작은 학원은 졸업하지 않은 '대학생'을 쓸 때도 많습니다. 그러므로 꼭 '학부가 어디인지.', '졸업은 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그렇다면 대형학원과 소형학원은 어떻게 고르면 될까요?  대형학원은 프랜차이즈化 되는 곳이 많습니다. 학원은 식당과 같아서 프랜차이즈는 일정한 맛을 균일하게 보장합니다. 한마디로 대형학원은 커리큘럼이 잘 잡혀있는 것이 장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 수가 많기 때문에 학생에 대한 관리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소형학원은 관리가 잘 될 수 있지만, 원장 또한 강사와 같아.. '보장되지 않은 학력', '거짓 경력' 등이 많습니다. 대치동 출신이라 걸었지만, 실상은 대치동에서 일해보지도 않은 분들도 허다합니다.

이런 것들은 학생이 다니기 전까지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최대한 알아볼 수 있는 데까지 알아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학생이 뛰어난 편이라면 대형학원 상위반에 들어가 있는 것을 추천드리고, 좋은 반에 들어가기 어렵다면 소규모로 봐주는 곳에서 실력을 쌓는 것을 더 추천드립니다. 물론 소규모로 봐주는 곳은 '지뢰'가 많기 때문에 선생님의 학력 및 경력을 꼭 알아보길 바랍니다. 소규모에서 어느 정도 학생의 실력을 쌓았으면 그 뒤에는 대형학원 입학테스트만 보면서 학생의 위치만 파악하고 학원을 굳이 바꾸는 것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학원을 많이 바꾸는 것도 좋은 선택은 아닙니다. 좋은 학원, 학생에게 맞는 학원은 찾기 어렵습니다.


11. 특목고는 언제부터 준비하면 될까요?

영재고·과학고·전사고는 초등학생 때부터, 국제고·외고·자사고는 중학교 1학년 2학기부터는 준비해야 합니다.


12. 인구수가 줄면서 대학 가기 쉬운 것 아닌가?

상위권 대학은 가기 더 어려워졌습니다. 특히 메디컬 붐으로 인해 N수생들이 굉장히 많이 증가했습니다. 10~15만 명 이상을 N수생으로 추정하기도 합니다. 학생수는 줄지만 N수생들로 인해 수험생 자체는 크게 줄지 않았습니다. 거기다 정시의 비율이 지금 보고 계시는 학부모님 때와는 전혀 달라졌습니다. (대부분이 정시가 70%를 차지하던 때에 대학을 들어가셨겠죠?) 정시는 학생 혼자서 공부 열심히 하면 갈 수 있는 전형입니다. 수시는 굉장히 많은 전형이 있기 때문에 '내신'하나로 치부할 수 없습니다. 과연 누가 가장 영리하게 수시공부를 하고 입학을 잘 보내냐의 싸움입니다. 이걸 학생 보고 하라고 하는 것은 좀... 학부모가 그만큼 공부하는 것만이 답입니다. 저도 정시파였지만, 아마도 보고 계시는 수많은 '정시파' 학부모님들은 지금 태어났다면 대부분 본인의 현재 대학보다 좋지 않은 곳에 갈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사실 더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갔는데, 개인적인 이유가 많은 것 같아 여기에서 줄일까 합니다.

개인적인 질문(본인 자녀에 대한 인생 교육 커리를 짜달라; 등)은 이제 질문 한 개당 999만 원 받겠습니다. 즉 받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그냥 교육 전반에 대한 질문은 꾸준히 받으면서 업데이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학원은 비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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