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의 인생이 부단히도 허무하기 때문에
넥슨 창업주가 자진했다. 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산이 15조인데 뭐가 부족하다고 그런 선택을 했는지 궁금했다. 만약 내가 그 위치에 있다면, 아니 있을 수만 있다면 정말 행복했을 텐데….
니체는 플라톤을 위시로 하는 이상향을 좇는 철학이 인간을 허무주의로 빠지게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신이 결정해주는 세계, 현실이 아닌 이데아의 세계가 있다면 사람들은 결코 현실에 도전한다든가, 무언가 이루려 하지 않고 운명에 순응하는 삶을 산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이 물질만능주의 사회의 '신'은 누구인가. 바로 돈이 아닐까. 사람들은 '신'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서기 위해 노력을 한다. 하지만 신에게 다가가는 길은 끝이 없고, 그 길의 가장 저편에 서있는 자들은 어떤 기분이 들까? 뒤에 있는 자들을 보며 안도의 한숨? 혹은 이만큼 왔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신'에게 다가가는 길에 대한 막막함?
러쉬의 유주앤 코코아 보디 스프레이를 버리기로 마음먹었다. 정말 좋아하던 향인데 왜 모든 제품에서 빠지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훌륭한 향이지만, 좋은 제품이지만 향이 부패하고 말았다. 구입한 지 6개월 만이다.
아마 나는 이 제품을 재구입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본인의 효용성을 입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상품은 계속 그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아마도 그것이 하늘이 정해준 상품의 운명 아닐까. 인간이 그 상품을 만들 때 '쓸모'를 정해줬기 때문에 '쓸모없'지 않다며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도 그러하다. 날 때부터 조물주가 있는지, 혹은 '빅뱅'으로 인해 작은 생명이 태어난 것인지, 누가 자신을 창조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대답조차 듣지 못했지만 계속해서 자신의 '쓸모'에 대해 증명해야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작금의 세태를 보아온 결과, 쓸모에 대한 증명 과정이 이토록 가혹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