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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감성 Jul 15. 2024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심장이 뛰는 곳




 밤 12시가 다 될 무렵 집에 들어온 나는 저녁을 걸러서일까? 배고픈 나머지 라면을 허겁지겁 먹고 잠이 들었다. 그래서 일 것이다. 눈꺼풀이 무거웠다. 몇 시인지도 모를 시간에 눈을 떠보니 집에는 아무도 없고 세 마리의 개만이 내옆에서 자리를 잡고 같이 자고 있었다.


 창밖을 바라보니 조용한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오락가락하는 요즘 내 마음처럼 비도 오락가락 내린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아침부터 커피가 생각나 커피를 내리고 책상에 앉아 비오는 창밖을 바라보니, 강아지들이 서로 내 무릎에 올라와 앉으려고 온갓 애교를 부린다. 먼저 온 녀석 부터 안아주며 그들의 욕구를 해소시키고 내 욕구를 해소시키기 위해 글을 쓴다.  


 계절중 여름을 가장 좋아하지는 않지만 여름은 바람이 많이 불어 좋다. 햇살, 비, 구름, 바람, 이런 자연들 중에서 나는 바람을 가장 좋아한다. 바람이 내 몸을 스쳐 지나갈 때 펄럭이는 느낌도 좋고, 내게 전해지는 바람의 결을 좋아한다. 그래서 일까 바람이 불어오면 늘 두 팔을 크게 벌리고 바람을 만끽한다. 특히, 손가락마디 사이사이로 지나가는 바람을 느낄 때면 누군가 바람에게 전해준 속삭임이 내게 전해져 그 그리움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잠들지 못하는 청년 시절 별에게 하고 싶은 말을 했다면, 중년이 된 지금 바람에게 속삭인다. 


  젊은 시절 스타처럼 성공한 (남들이 부러워하는 ) 삶을 살고 싶어 별에게 빌었다. 아무것도 모를 때는 말이다. TV에서 보여지는 성공이라 일컬어지는 삶과 어른들이 말하는 성공적인 삶에 세뇌 당해 그런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별똥별처럼 한순간에 망가지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어떠한 삶을 살아야 가치있는 삶 일까? 


  내 의구심에 바람은 늘 심장이 뛰는 곳을 가리킨다. 예전에도 딱 5년 정도 심장이 뛰는 삶을 산 적이 있다. 그 시절의 나는 모든 것을 잊고, 나 자체로 살았다. 그때의 그 설렘과 두근거림에 아직도 미련이 남아있는 걸까. 현재의 심장이 멈춰져 있는 듯한 삶의 모습을 보며 내게 자문해 본다.


 과연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 걸까??


 내가 이룬 모든 것을 내버려둔 채 다시 심장이 뛰는 삶에 뛰어들 수 있을까?? 어디까지나 이상과 현실의 사이에서 조율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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