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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사 Jun 02. 2022

아이디어는 찾는 게 아니라 솟아나는 겁니다

저기.. 제건 다 마른 것 같은데 어떡하죠

지금 보기에는 완성도가 10%밖에 안 되는 책으로 작가가 되겠다며 여러 출판사에 투고를 한 적이 있었다. 무척이나 많은 출판사들이 내 메일을 무시했고 그보다는 적은 수의 출판사들이 거절의 의사를 내보였었다. 근데 단 한분, 한 출판사의 대표님은 나를 만나주셨었다. 


그분은 내게 글에 대한 여러 방향성에 대한 조언을 해주셨고,  마지막으로 이런 문장을 말씀하셨었다.


아이디어는 찾는 게 아니라 솟아나는 거라고 하잖아요?

저 때 약간의 충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나는 그동안 글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생각 속에서, 가끔은 현실에서 먼 거리를 왔다 갔다 했기 때문이다. 저 문장을 들은 뒤부터는 아이디어가 솟아날 수 있도록 자신의 마음 가짐을 좀 바꿔봤었다. 그러자 나에게도 아이디어가 조금씩 솟아나기 시작했다. 다만 땅을 한 10km 정도는 파야 조금 솟아나는 것이라는 것이 달랐을 뿐이다. 뭐.. 사실 내가 땅을 엄청 파긴 했지만 솟아나는 것은 솟아나는 거였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아이디어를 솟아내기 위해 실천했던 방법이 바로 '일상생활을 달리 보는 법'이었다. 다만 이 방법으로 세상을 달리 보기 시작했어도 결국 '만성 아이디어 증후군'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끊임없는 아이디어 부족에 시달리다가 문득 '다른 사람들은 어떤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낼까?'라는 생각에 미치게 되었다. 나 자신을 성장시키며 글의 주제를 찾기 위해 인터넷에 당당하게 '아이디어 솟아나게 하는 법'을 검색했고 자료를 수집했었다.


인터넷에는 여러 아이디어 수집 방법이 있었으나 일정 부분 뻔한 정보들이 많았다. '자주 적어라', '시야를 다른 관점으로 봐라', '아이디어들을 조합해라' 등등.. 도움이 되었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가로젓고 싶다. 너무 뻔하고 많이 들었던 말들이라 굳이 인터넷에서 볼 필요 없이 내 귀에 있는 귓밥들로부터도 들을 수 있는 문장들이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있는 글들이 뻔하다며 잘난 척을 하고 있지만 내가 낸 답도 결국은 뻔한 답이었다. 자신이 준비하고 있는 그 상태를 아이디어로 내 보면 어떻겠냐는 말. 완성된 아이디어 하나만 글로 쓰게 되면 한 편이 나올 뿐이지만 그 과정을 쓰게 되면 5편 이상이 나오게 된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글도 그와 같다. 이 글은 '아이디어 솟아나게 하는 법'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닌 '아이디어 솟아나게 하는 법을 찾기까지의 과정'을 쓰고 있는 것이니까. 이 글을 쓰다가 나중에 '완성된 아이디어 솟게 하는 법'을 알게 되면 그 주제로 한 편을 더 쓸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나의 주제를 보며 어처구니없어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다. 사실 나는 지금 손으로 쓰고 있는 게 아니라 귓밥으로 글을 쓰고 있다. 귓밥으로 글을 쓰는데 거창한 문장이 나올 수 있겠는가? 뻔한 뻔뻔한 부분은 부디 양해를 부탁드리는 바이다.


어휴... 쯧쯧...


위의 글들은 모두 글을 쓸 때의 아이디어를 가정하고 만든 글이지만 사업할 때도 써볼 만한 아이디어가 아닐까 싶다.  

첫 번째로는 준비 중인 그 상태를 올릴 수 있다면 홍보 효과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흔히 스토리텔링이라고 하는데 사람들에게 공감을 심어주는 작업이라고 한다. 다만 공감을 심어줄 수 있는 사람들은 무척이나 한정되어 있기에 큰 효과는 기대하고 있지 않다.

두 번째로는 미완성인 채로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너무 튼튼하게 물건을 만들면 고장이 나지 않아서 회사가 망한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은 모두 봤을 것 같다. 완성도가 높다는 말이 꼭 성공이라는 말은 아닌 것이다. 게다가 게임 회사에서는 DLC를 만들어서 추가 판매를 하는 것을 보면 과정이란 그 자체로써 하나의 결과물이 되지 않을까 싶다.


미완성에서조차 하나의 주제를 뽑아내는 것. 어쩌면 불완전하기에 색다른 매력을 뽑아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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