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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사 Aug 01. 2022

코로나 너! 아직도 있었어?

한 동안 코로나가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즐거운 금요일. 이제 오늘 9시간만 버티면 앞으로 약 60시간은 늘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직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딱 들어갔을 때 선배 중 한 분이 내게 오더니 '옆 팀 oo 씨가 코로나 걸렸으니 오늘은 마스크 끼고 다니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같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내가 다른 무엇보다 놀랐던 것은 코로나가 아직도 존재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한물 간 옛날 게임처럼 가끔 사람들로부터 '그런 것도 있었지.'정도로만 언급될 줄 알았건만 아직도 현역이었다니! 마치 출근했는데 '나 아직도 환세취호전 게임을 하고 있어'라는 말을 들은 만큼의 충격이었다.


(환세취호전 사진)


순간 잠깐 기대는 되었다. '어? 우리 이 정도면 재택 할 수 있는 거 아냐?' 하지만 당연하게도 재택은 없었고 나는 정겨운 우리 팀원들의 얼굴을 다음 주 월요일에도 다시 볼 수밖에 없었다. 억지 긍정을 뽑아내 보자면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 유난히 미남 미녀가 많아서 출근하는 것이 나는 너무 좋다. 정말로... (울음 이모티콘)


옆팀이 코로나라는 얘기를 들어서 그런지 업무 중 계속 목이 아파오는 듯했다. 열도 좀 나는 것 같으면서도 이상하게 무력감이 몸을 맴돌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목은 에어컨 바람 때문에 원래 아팠고 열은 뜨거운 물을 마시고 있어서 나는 거였다. 무력감이야 뭐... 회사에서 두통과 무력감 없는 사람 찾기가 더 힘들지 않은가?


그날 나는 감기 예방에 좋다는 뜨거운 물을 끊임 없이 들이켰고 화장실에 갈 때면 평소보다 더 깨끗하게 손을 씻었다. 물론 코로나의 선례가 있기에 걸린다 하더라도 마음 쓰임이 좀 덜하긴 하겠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안 걸리고 지나가는 것이 무조건 좋기에 최선을 다했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이 있다면 워낙 친구가 없는 편이기에 집 안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쉽게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나는 거리두기를 잘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강제로 당하고 있는 것이기에 다른 사람들에게 거리두기에 대해 뭐라 할 자격 같은 것은 없다. 다만, 약골로 태어나서 오랜 시간 살다 보니 아픈 것보다는 역시 안 아픈 것이 훨씬 좋더라. 부디 이 글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조금만 더 조심해서 그들 또한 아픈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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