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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얼레씨 Feb 21. 2022

대구 도심 속 자리한 고즈넉한 찻집 TOP 5


 대구는 고요한 강물처럼 사시사철 같은 풍경을 고수하는 고지식한 도시라고 할 수 있다. 거리의 가게 몇 개가 바뀐 것을 제외하면 늘 제자리 걸음을 걷는 체육교사처럼 느껴질 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는 달리 말하면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조그마한 변화도 눈에 띄는 초봄을 닮은 대구에 자리한 찻집들을 소개한다. 약간의 변주를 거쳤으나 여전히 고집스러운 클래식에 비할 수 있는 곳들이다.




월포리91



경사진 골목 안쪽을 기웃거리면 꼭 심야식당을 연상케 하는 떡갈색 대문이 나온다. 그 대문을 빼꼼히 열고 들어가면 푸른 나무가 우거진 마당과 다소곳한 한옥이 다. 대구 도심 한가운데서 인사동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월포리 91은 차와 다과들도 근대가옥인 가게를 꼭 빼닮았다. 자체 블렌딩티와 수제 다과뿐만 아니라, 도자기숍의 다채로움도 만끽할 수 있는 곳. 또 리바이브 키친을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으므로, 특별한 식사 자리를 마련할때는 월포리91을 찾아보자.


ADD 대구 남구 안골1길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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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클렌징 10.

새벽의 바람 10.

오디 모히또 8.

수제 양갱 2.5




운남차정


 


벽돌로 이루어진 2층짜리 저택, 운남차정은 어딘가 사람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고풍스러움을 풍기고 있다. 하지만 용기를 내서 들어가보면 걱정이 무색해질 정도로 따뜻하고 친근한 찻집의 공기가 손님을 반겨온다. 꼬리를 살랑거리며 주인 노릇을 하는 고양이 형제의 환대를 받으며 운남차정으로 들어가보자. 찹쌀보이차와 말차가 일품인 이곳은 부모님을 모시고 오기도 안성맞춤인 장소다. 겨울에는 따듯한 보이차를 연거푸 마셔 막혀있던 열을 흐르게 해주고, 이글거리는 여름에는 시원한 보이차 밀크티로 열을 식히면 그만이다. 아, 이 말은 꼭 해야겠다. 소리소문 없이 2층에 올라와서 낮잠을 자는 고양이 조심!


ADD 대구 남구 대명남로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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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남 동경호 보이차 9.

찹쌀보이차 8.

보이차밀크 7.




연암다원



미국에 비밀의 화원이 있다면, 대구 삼덕동에는 연암다원이 있다. 푸른 녹음이 우거진 마당을 헤치고 들어가면 비밀처럼 숨겨진 고즈넉한 한옥건물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청차가 낯설다는 말에 주저없이 신죽 동방미인을 추천해주는 사장님의 조언을 고분고분 들으면, 곧 향기로운 청차의 기쁨을 만날 수 있다. 햇볕을 받아 연둣빛으로 반짝이는 나뭇잎을 눈으로 좇다 청차 한 모금. 여기가 바로 대구의 청령포라고 할 수 있겠다.


ADD 대구 중구 공평로8길 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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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차 5.

청차7.

90년대 보이청병 20.




오마모리



대명남로를 지나가다보면 멋들어진 일본 목조 건물이 나타난다. 말차로 유명한 이곳의 이름은 오마모리. 신사나 사원 등에서 수호 또는 액땜의 목적으로 파는 부적을 이르는 말이다. 지킨다는 뜻과 어디쯤 일맥상통하는 내부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다. 여기서 말차를 안 마시면 손해라는 생각에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청차와 오미자차를 주문했다. 둘 다 말차에 뒤지지 않은 훌륭한 차들이었다. 특히 우롱차는 장미와 사과향이 아롱거렸는데, 여전히 내 기억 한켠에 첫사랑처럼 남아있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기억하자, 여름날의 오마모리에서는 말차 빙수를 꼭 먹어봐야 한다!


ADD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남로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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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차라떼 7.

말차빙수 11.

호지라떼 7.



다천산방


대구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다천산방만한 곳이 없다. 널찍하고 오래 머무르기 편한 찻자리. 젊고 현란한 사물들 대신 세월을 머금은 다구들로 가득 찬 선반. 이름부터 연륜이 느껴지는 보이차와 오룡차에서 건강을 배려한 한방약차까지. 무뚝뚝하지만 정감 있는 사장님을 닮은 공간에서 사장님이 손수 만든 현미떡을 음미해보자. 마치 시간이 동떨어져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겨울에는 중국차, 여름에는 말차 팥빙수가 인기만점인 찻집이다.


ADD 대구 수성구 세진로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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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차 7.

오룡차 7.

한방약차 6.

말차 팥빙수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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