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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구일 Mar 26. 2023

소설이란 무엇인가

글쓰기 숙제하는 삼촌


[1]

소설(小說).

사실 또는 허구의 이야기. 

궁금해졌다. 소설의 뜻은 알겠는데, 본질은 무엇인가. 소설의 뜻을 넘어 소설이란 대체 무엇이고 우리는 왜 소설을 읽는 것일까, 도대체 어떻게 해야 내가 사랑하는 소설 쓰기를 업으로 삼아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것일까?

소설은 ‘우리의 의사소통을 모방한 글의 집합’일지도 모른다. 정답은 아니다. 학식이 모자라 나만 이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일지 모른다. 

한자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소설의 ‘설(說)’은 말씀 언(言)과 바꾸다, 교환하다, 기뻐하다라는 뜻을 가진 태(兌)자가 결합한 글자다.

재밌게도 소설은 ‘말을 조금 건네다.’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아, 이것은 사견이다.

소설이란 작가와 독자의 대화인 것이다.

작가는 말을 잘해야할 필요가 있다. 글을 쓸 때는 독자가 듣고 싶어할만한 재미있는 소재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좀 더 들어가 보자.

작가는 왜 이 의사소통을 모방한 활자 조합물을 쓰는 것일까, 무수히 많은 허구의 이야기들은 왜 쓰인 것일까? 수요 없는 생산은 없다. 그러니까, 우리는 왜 소설을 읽을까?


[2]

 AI(Artificial Intelligence, 이하 인공지능)가 소설가를 대체할 수 있다는 불안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과연 인공지능은 불쌍한 인간 작가를 대체할 수 있을까?

 언젠가는 가능 하겠지. 인공지능이 발달을 거듭해, 이카루스처럼 태양 아래 추락할 때가 온다면.

 인간이 소설을 즐기는 이유, 간접경험을 하는 이유, 그러한 욕망의 이유는 본질적으로 인간이 불완전하기 때문이다.

 물고기가 미끼를 무는 이유는 그들 눈에는 미끼가 먹이로 보이기 때문이다. 낚싯바늘로부터 살아남은 물고기들은 미끼를 덥석 물지 않는다. 하지만 무심히 지나치지도 않는다. 그들은 입질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그 원동력은 결핍, 생존에 대한 욕구 때문이다.

 인간이라고 물고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소설이라는 허구가 우리를 낚는 미끼다. 일단 소설의 첫 페이지를 넘겨 보거나, 하다못해 제목을 눈여겨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느 새부턴가 우리는 이것을 호기심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먹을거리가 없을까 돌을 뒤적이다 뗀석기를 만들고. 낙엽을 뒤져 곤충 채집을 하는 모습은  자세만 다를 뿐, 볼만한 콘텐츠가 없나 이리저리 스마트폰 화면을 뒤적이는 우리의 모습과 너무나 흡사하다. 호기심이라는 강력한 동기가 잔재하는 것이다.

 문명 사회의 교육 체계 발달로 어지간한 생존 기술에 대한 학습은 간접 경험으로 대체 가능해졌다. 반면, 우리의 몸 안 어딘가에 넘치는 호기심을 채우기에 일 만 년 남짓한 문명은 우리의 기원이 살아온 야생에 비해 그 자극과 컨텐츠가 적다. 즉 몰입할만한 요소, 스트레스 해소에 대한 창구가 필요한 것이다. 심지어 그것이 허구일지라도.

 인공지능이 이러한 인간의 불완전함을 채워줄 수 있을 때 잠시나마 인간의 소설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다.

 도구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인간의 불완전성을 채우기 위해 활용되고, 탄생한다. 우리가 왜 Chat GPT라는 서비스에 열광하는지 돌이켜보면 작게나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이다.

 이 인공지능이 인간을 닮고 닮아 불완전함을 이해할 때쯤이면, 그들은 인간과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다만, 집필 속도가 인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를 텐데. 어쩌면 인간들은 활자를 지면이 아닌 영상으로 보게 될 것이다. 이미 텔레비전이 그러했고 유튜브가 그러하다.

어째 미래의 작가들은 소설 집필 생방송을 하고, 완성한 소설책을 전리품처럼 보관할 것이다.

 즉, 인공지능은 작가를 대체할 수 있다. 다만 최종적으로는 둘 사이의 구분(특히 창작물의 형태)이 있을 것이다. 마치 장르가 나뉘듯이.


※ 비전공자의 사견입니다. 이런 생각도 있구나 재미있게 봐주세요.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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