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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lden Tree Jan 04. 2024

 책 쓰기와 집 짓기의 닮은 점

<나의 출간일지> 세 번째 이야기

<나의 출간일지> 여덟 개의 이야기 중 세 번째 이야기를 전합니다. '투고를 준비 중인 당신에게'를 많은 분이 읽어주셨어요. 그리고 어떤 분은 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질문하기도 하셨고요. 역시 브런치에는 출간을 계획 중이신 분이 많이 계시다는 걸 새삼 한 번 더 느꼈습니다.


이번 이야기는 목차 구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출간을 고민 중이라면 목차 구성을 원고를 쓰기 전에 해야 하는지, 원고를 쓰면서 해야 하는지, 원고를 모두 마무리하고 해야 하는지 궁금하실 것 같아요. 저도 그랬거든요. 목차를 구성하며 제가 참고했던 것과 직접 경험했던 내용을 전합니다.




신형철 작가는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서문에서 글을 쓰는 것은 집 짓기와 유사하다고 말해요. 그는 건축에 적합한 자재를 찾듯 글을 쓸 때도 정확한 문장을 찾고 단락의 개수를 계산하여 배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해요. 공학적으로 집을 짓기 위해 건축 자재를 배치하는 것과 글쓰기가 유사하다고 강조하죠. 그의 말을 듣다 보니, 책의 목차를 훑어보는 일이 마치 모델 하우스를 구경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혼하고 몇 차례 남편과 함께 모델 하우스를 구경간 적이 있어요. 살아보고 싶은 집이 있어 청약의 꿈을 안고 방문했던 적도 있고요. 그냥 지나가는 길에 호기심에 들어가 본 적도 있어요. 신발을 벗고 모델하우스에서 준비한 실내화로 갈아 신고 염탐하듯 모델하우스 안으로 들어갑니다. 사람들이 많이 선호하는 유형의 집 내부를 구경하고, 조감도를 훑어보며 집 주변이 이렇게 완성되는 구나라는 생각에 신기한 눈으로 이곳저곳을 살펴보죠. 그러다 관심이 생기면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그리고 아주 가끔은 모델 하우스를 구경하다 후다닥 나온 적도 있어요. 기대했던 마음이 사라졌기 때문이죠.

책의 목차를 보는 독자의 마음도 모델하우스를 보는 예비 입주자의 마음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책 제목과 목차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제가 책을 고를 때도 이 두 가지를 먼저 살펴보거든요. 제목부터 매력적이면 읽고 싶다는 충동이 강하게 들어요. 아마 다수의 독자분들이 그럴 것이라 생각됩니다.

제목에서 시선을 끌었다면 다음으로는 목차를 살펴봅니다. 책의 첫 부분에서 이 책은 말이지 이런 내용을 담고 있어라고 의기양양하게 두 장 정도의 분량을 차지하는 목차. 이 중요한 목차를 구성하기 위해 저는 먼저 다양한 목차를 살펴봤어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적을 알고 싶다면 자세한 분석이 우선이라 생각해요. 이런 마음으로 많은 책의 목차를 살펴봤어요. 목차를 살펴보기 좋은 곳은 온라인 서점입니다. 온라인 서점에서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책의 목차를 훑었습니다. 그리고 그중 샘플로 삼고 싶은 목차를 몇 개 정했습니다. 온라인 서점에 들어가면 이렇게 자세하게 목차가 나옵니다.(제 책을 인용하겠습니다^^)


<중학생의 세계 > 목차 일부입니다.


친절하게도 이것이 복사하기가 되더라고요. 구성이 잘 된 것을 찾아서 한글문서에 붙여 넣기 하며 수집했어요. 그리고 좀 더 면밀히 관찰했죠. 목차구성을 살펴보다 보니 출간하고자 하는 책의 방향과 맞는 큰 주제를 먼저 정하는 게 좋겠더라고요. 그래야 책의 구성을 탄탄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신형철 작가의 말처럼 집을 짓듯이 큰 골격을 먼저 잡는 겁니다. 저는 중학생의 이야기를 쓰기로 마음먹어서 중학생을 관찰한 이야기를 Chapter1 '어쩌다 중학생'에 중학생과 제가 함께 지지고 볶고 경험했던 이야기를 Chapter2 '중학생과 나'에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중학생을 어떻게 생각하고 그들이 처한 현실을 어른들에게 전하고 싶어 Chapter3  '세상 속 중학생'으로 큰 주제를 정했어요.

목차 구성에서 두 번째로 할 일은 책의 방향과 알맞은 큰 주제를 정하는 겁니다. 보통 3~4개의 큰 주제가 가장 많아요. 그리고 큰 주제를 정하셨다면 그 주제에 알맞게 글을 배치해 보세요.


저는 출간기획서를 작성하며 세 개의 큰 주제에 8~9개의 이야기를 넣기로 했어요. 그래서 이런 구조로 글을 썼습니다. 생각나서 메모해 둔 글도 큰 주제 안에 우선 배치했어요. 그리고 글을 써나갔습니다. 글이 부족한 챕터는 큰 주제에 맞는 새로운 글을 썼고요. 주제가 정해지니 막연하던 글쓰기도 술술 풀렸어요. 출판사와 계약을 하고 바쁘게 글을 써 나갔습니다.


완고한 후에 글을 읽어보니 분량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뭔가 조금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구성한 것이 Chapter4 '덧붙이는 이야기' 중학생 감정 사용 설명서; 사춘기의 희로애락 교사 엄마가 해석한 고교학점제입니다. 마지막 챕터는 완고 후에 작성한 셈이죠. 그러니 목차구성에 필요한 큰 주제를 정하시고 혹시 분량이 부족하다면 그때 가서 필요한 주제를 한가닥 더 잡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출간해 보니 목차 구성이 어느 정도 되어 있어야 출간 방향과 맞는 글을 작성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큰 주제를 먼저 정하시고 쓰여진 있는 글을 배치하고, 그 주제에 맞게 글을 쓰면 막연하던 목차 구성도 가닥을 잡게 되고 글도 자연스럽게 써집니다. 글을 쓰다 보니 한번 구성한 목차는 수정도 어렵고 함부로 손대기도 쉽지 않았어요. 그만큼 출간에서 중요한 것이 목차구성입니다. 이 어려운 일을 앞두고 막막해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세 가지만 기억해 두세요.


첫째, 다양한 책의 목차를 살펴볼 것.

둘째, 책의 출간 목적과 방향을 결정짓는 큰 주제 3~4개를 잡을 것.

셋째, 큰 주제에 맞게 작성한 글을 배치하고 주제와 결이 맞는 글을 쓸 것.


목차구성만 잘 돼도 글이 수월하게 써집니다. 조급해마시고 천천히 시도해 보세요. 급하게 먹는 음식은 늘 탈이 나기 마련입니다. 목차구성이 잘 안 될 때는 온라인 서점의 목차를 좀 더 살펴보세요. 보다 보면 답이 나옵니다.


네 번째 이야기는 글이 잘 안 써질 때 도움받았던 작법서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우리 모두 건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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