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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ony Do Aug 08. 2021

이번 여름, 그간의 '나'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고자 노트북을 열었다. 글을 쓰려 책상에 앉았는데 정말 놀랍게도 거의 한 달 만에 안경이 어디 갔는지 찾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난시가 조금 있는 편이지 눈이 몹시 나쁘지는 않아서 대체로 글을 읽을 때나 쓸 때, 포럼이나 강의를 들을 때에만 안경을 쓰곤 했기에 안경은 나에게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다. 그럼에도 안경을 어디에 두었는지 아예 기억을 못 하는 내가 참 신기할 따름이다.


사실, 지난 한 달 반 정도의 시간 동안 체감상 일 년을 경험한 듯한 시간을 보냈고, 그 시간 동안에도 참 많은 기획안과 문서들을 작성하였음에도 마음이 급했었는지 안경을 찾고 더 편하고 안정적으로 나의 상태를 정비하여 완벽한 상태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다.


간단하게 그간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해보자면, 사부작사부작 이음 창작소는 설계가 시작되기 전 준비 및 조율해 두어야 할 여러 행정적 요소들의 해결이 이루어지고 있고, 드디어 여러 고마운 분들의 도움으로 함께 공간을 설계하고 지어나가 주실 분들을 만나게 되었다.

사부작사부작 이음창작소가 함께하게 될 오빈리 마을 전경


무령왕릉에서 시작된 콜렉티브 도해치의 여정은 곧 오는 8월 19일부터 열리는  전시를 향하여 달리고 있으며 그 과정 중에 탄생한 우리의 해석을 담은 전시 굿즈의 소개를 위한 텀블벅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전시가 얼마 남지 않아 조금은 공중에 마음이 둥 뜬 것처럼 긴장이 될 때도 있지만 최대한 하나하나 차근차근 필요한 순서들을 밟아나가려고 하고 있다. 전시, 워크숍, 굿즈 등의 확장성을 위하여 7월 18일~19일에는 공주에 답사를 다녀오기도 하였는데, 공주라는 도시의 매력에 다시 한번 푹 빠지게 되었다. 이번 무령왕릉에 대한 발견 그리고 덧댐과 이음을 시작으로 공주라는 사랑스러운 도시와 함께 색다른 꿈들을 꾸어 나가볼 수 있을 만한 실마리들을 찾기도 했다.

<EVER AFTER : 무령왕릉> 전시 포스터, 티켓  8월 19-22일 많이들 관심 가져주세요:)

전시 예약 링크: https://forms.gle/C1NznnyiPQnwtKKr5

텀블벅 프로젝트 링크: https://tumblbug.com/everafter

 

또한, 9 2 런던에서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하여 침체되어있던 시간을 예술과 함께 박차고 나와 서로를 위로할  있도록 기획된 ‘TOUCH’라는 전시와 함께 런칭될 아트 젤네일 브랜드 SSKETCH 또한 준비 중이다. (런칭 후에 브런치에도 준비 과정에 대한 기록을 남겨보도록 하겠다.) 덕분에 코로나 19 때문에 미루고 미뤘던 런던 출장을 위한 비행기표 또한 예매해두었다. 오랜만에 런던으로 돌아가려니 설레고 기쁜 마음  조금은 걱정되고 두려운 마음  복잡미묘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브랜드 런칭을 위한 장시간 촬영이 이루어졌던 날


그리고, 내년 상반기에 서울 소재의 국립 미술관에서 또 다른 전시를 선보일 수 있는 공모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이 또한 벌써 기대가 된다. 이렇게 현시점 현 상황을 펼쳐두고 보니, 많은 진척이 있었고 나의 그리고 ‘우리’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 사이사이 넘어야 할 참 많은 고개가 있었다. 가장 많은 에너지를 들이고 오랜 기간 준비했던 공모들이 최종선정이 되지 않았고, 그 이유가 납득하기 힘든 건도 있었다. 언제나 그래왔듯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와르르 쏟아지기도 하였고, 여러 가지 요소들이 겹쳐지자 땅속으로 한없이 휩쓸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 때도 있었다.


하루는 이 일을 계속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이고 그 미래에 대한 어느 정도의 확신과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부모님께서 물어오는 날도 있었다. 하루에도 수천 번 고민하는 질문이지만, 어쩌면 나도 모르게 피하고 싶었던 지점이기도 한 질문들을 부모님께 직접 들으니 정신이 번쩍 들기도 했다.


늘 그렇게 긍정적이기만 한 일들이 어디 있으랴, 그렇지만 어느 정도의 보상이 돌아올지 전혀 모르는 판에서 매일 새로운 일들을 지치지 않고 만들어 나가야 한 다는 압박이 항상 나의 오른쪽 목과 어깨를 조여 온다. 그럼에도 크게 티를 내지 못하고 지속해가고 있는 이유는 내가 보내온 시간들에 대한 미련과 나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공존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쓰다 보니 괜히 브런치에 징징거리며 나의 푸념을 늘어놓은 듯도 하다. 미래의 내가 이 문단이 부끄러워져 슬며시 삭제하러 돌아올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한 달이 흘렀고 벌써 8월의 첫 주도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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