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귀걸이를한소녀
내 바이올린 케이스에 꽂아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보더니 아이들이 ‘너네 엄마 사진이야 ?’ 하고 물었다.
(우리 엄마라기에 넘 젊지 않은가?)
‘아니,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야. 1600년대에 그려진 그림이라 아주 오래된 그림’이라하니, 그럼 그 화가는 이미 죽었겠네? 하고 죽음을 여러번 되물었다. 그 중 파흐밋이 “근데 너와 함께 살아 있네?” 하고 덧붙였다.
별 생각 없이 덧붙인 말일 수 있으나, 세기를 거슬러 전해진 예술이 오늘 여전히 우리와 함께 살아있다는 것을 아이가 깨달은 것 같아 기뻤다. 그래 얘들아, 우리가 예술을 하고 있단다.
#전학생
하니아. 아이들은 아니아라 부른다. 인도에서 온 아이 같다. 프랑스어를 아직 전혀 못한다. ‘예’에 고개를 아리송하게 흔드는 아이가 귀엽다. 영어를 조금 배운 아이들은, 하니아의 출현에 신난다. My name is…Yes, No 혹은 stop 만 가능하다. 하니아는 새로 받은 바이올린에 신나서 멈추지 못하고 소리를 냈고, 스탑이라는 영어를 모른 일리에스는 불어로 멈추라고 끈질기게 소리쳤다. 정작 하니아는 못 알아들으니.. 일리에스 목만 아픈 셈..
#기독교니무슬림이니 ?
종교를 발설하지 않는것이 학교 공교육 원칙이다. Laïcité. 그런데 수업에 도착한 아이들 중 스티븐이 ‘나는 크리스챤, 다마는 무슬림.. 너는 뭐야?’ 라고 묻는다. 아라비는 아무 종교도 없다’고.
나는 크리스쳔인데, 너는 크리스챤이냐 무슬림이냐 묻는 그의 질문에, 반갑기도 하고, 어떤 고백을 요하는 것도 같고.. 아이들에게 이게 크게 중요하지 않은것 같아 크리스쳔임을 밝혔다. 근데 조금 두려웠던 마음이 든것은 사실이다. 학교에서의 종교 문제가.. 여전히 붉어지고, 얼마전 일어난 사건도 그렇고. 할로윈을 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는 무슬림 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할로윈은 크리스챤 꺼라면서. 할로윈이 크리스쳔 꺼라니..
프랑스 공립학교에선 할로윈 축제를 즐긴다. 무 종교를 외치는 공교육이지만 할로윈만큼은 종교와 무관한 듯 한다. 할로윈이 무슬림 가족들을 불편하게 하는게 틀림없다. 순수하게 종교를 말하는 아이들에게 나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지.. 지혜가 필요한 부분이다. 점심을 먹으며 노엘 마켓을 열겠다는 선생님들이야기, 합창이 있었다는 이야기에, 캐롤을 불렀던 것- 이 꽤 좋은 생각같았다. 바이올린으로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덕분에 들었다. 그래, 노래를 부르지 못해도, 노엘의 노래를 들려주자. 나에게 주어진 작고도 큰 권리. 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