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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낌새 Nov 15. 2023

게슈탈트 상담 - 미해결과제 탐색

상담심리치료전공 직장인 대학원생이 과제를 모아서 한 권의 책 쓰기(08)

<Microsoft Bing Image Creator(AI)로 생성한 이미지>


<상담이론과 실제> 수업 과제를 구실로 연재하는 여덟 번째 글이다.

이 주제로 학기를 마칠 때까지 총 10편의 글을 써서 공개할 계획이다.


#8. 게슈탈트 상담 '나의 미해결과제 탐색'

나의 미해결과제는 무엇인가? 내 인생에서 해결되지 못한, 미완의 경험으로 인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건은 무엇인가?




 게슈탈트 상담을 가볍게나마 이해하고자 부교재인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저자인 김정규 교수님의 온라인 강의 콘텐츠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는 "우리 자신을 바로 이해함으로써 타인도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 연인, 직장 동료들과의 관계가 향상되면서 서로 간에 친밀감과 존중감이 높아질 것"이라며 상담의 목적을 간추렸습니다. 저에게는 감정을 적절히 반영하여 소통하는 경험이 미완 상태입니다. 따라서 타인과의 친밀감과 존중감이 원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직장 사례를 들었지만 부모형제와도 개운한 감정교류를 하기 어렵습니다.


 MMPI-2 Harris-Lingoes 소척도에서 Pd2(권위 불화) T점수가 60으로 평균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 점수를 보면서 오히려 “인간 많이 됐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심한 주제에 반골 기질이 다분해서 집단에 융화하기 어려웠고, 상당히 사회화된 지금도 조금 그렇습니다. 특히, 권위적인 분위기에서 적응적인 수준으로 주장을 펼치기가 어렵습니다. 어느 집단에서건 공기가 수직적으로 흐르는 낌새를 차리면 금방 고장이 나버립니다. 수평적인 조직문화에서 일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전혀 다른 가면을 쓰고 일하며, 이는 성과와 만족도에도 영향을 줍니다.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하던 예전 직장에서 건강검진일에 공가가 아닌 연차 휴가를 사용하라는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바쁜 직원들이 연차를 모두 소진하지 못하면 감사에서 책잡힐 수 있다는 엉뚱한 이유에서였습니다. 저는 대상자가 아니었지만 연차 휴가가 부족한 팀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설득해야 마땅한데, 그러기가 쉽지 않습니다. 고용노동부에 질의하여 공가 사용이 적합하다는 답변을 받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전체회의에서 공개했지만 관철되지 않았습니다. 분위기가 싸해졌죠. 저는 더 노력하지 않고 그날부터 본격적인 이직준비를 했습니다. 유연하지 않고 극단적인 미성숙한 태도였습니다.


 당시 사건을 '지금-여기'로 호출하면 여전히 긴장됩니다. 그때 알아차리지 못한 저의 문제는 삶(장)의 배경으로 완전히 물러나지 않고 때때로 전경에 튀어나왔습니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불안하고 화가 치미는데, 이 감정의 정체를 충분히 탐색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녀석이 있습니다. 게슈탈트 상담에서는 이를 접촉경계 장애기제라고 부릅니다. 저에게는 편향(deflection)이라는 장애기제가 알아차림을 방해했습니다. 정신분석의 방어기제인 주지화와 유사합니다. 어째서 권위적인 상황에 처할 때마다 동요하는지 충분히 접촉하고 탐색하기 전에 시시비비를 따짐으로써 감정에 마취총을 쏩니다. 사적인 갈등을 공적인 투쟁화하여 눈물이 쏙 들어가는 원리지요. 아마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제가 무너질 것 같다는 두려움에서 기인한 녀석일 겁니다.




참고문헌


김정규. (2015). 게슈탈트 심리치료 - 창조적 삶과 성장(2판). 학지사.


EBS 강연. (2023년 3월 14일). 김정규의 심리상담 - 영혼이 깃드는 순간[영상]. 클래스e. https://www.ebs.co.kr/classe/detail/440624/40009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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