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기 전에 주의해 주세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은 피해 주세요!
남편이 무료 영화쿠폰이 생겼다며 함께 보러 가자고 했다. 어떤 영화를 볼까 고민하다 <보통의 가족>을 예매했다. 두 형제인 재완(설경구)과 재규(장동건)는 삶의 방식이 다르다. 재완은 명예보다는 돈이 우선인 변호사다. 반면, 재규는 돈보다는 명예와 체면을 중시하는 의사다. 재완에게는 딸 혜윤이 있고, 재완에게는 아들 시호가 있다.
평소 왕따를 당하던 아들은 술김에 노숙자를 무차별하게 폭행한다. 곁에서 혜윤은 폭행장면을 영상에 담으며 폭행에 가담한다. 아이들의 범행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혜윤과 시호는 겁에 질린다.
혜윤은 아버지를 찾아가 친구 이야기인 척하며 조언을 구한다. 재완은 혜윤과 시호가 저지른 사실임을 알고 재규부부를 부른다. 재완부부와 재규아내 연경(김희애)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모른 척하자고 제안하지만, 재완은 완강하게 거부하며 자수를 시키겠다고 한다. 자식들의 폭행사건으로 재완부부와 재규부부의 이야기를 다른 스릴러 영화.
재완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떡집에서 일하던 젊은 종업원 지수와 재혼한다. 반면, 재규부부는 명예와 남의 시선이 중요한 사람들이다. 연경은 아프리카의 불쌍한 아이들을 보며 눈물을 흘리며 그들을 돕기 위해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는 인물이다. 재규 역시 많은 사람들을 살려내는 의사로 나온다.
영화를 보며 답답했던 것은 재규의 아들 시호가 학교폭력을 당해 학폭위(학교폭력위원회)가 열렸는데도 아이들이 자라면서 그런 일은 있을 수 있다며 재규는 용서를 한다. 폭력을 당한 사람은 아들인데 자신이 나서서 용서를 해줬다는 것도, 아들이 그 상태가 되도록 눈과 귀를 막고 자신의 명예와 체면을 중시한다는 점에 화가 났다.
반면 재완은 돈 되는 사건은 뭐든 맡아서 하지만, 아이들이 반성하지 않음을 알고 아이들을 위해 자수를 시키겠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더욱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마지막에서 재규가 자수시키겠다는 형을 차로 밀어버리는 장면은 너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인간의 감정이 그렇게 극단적일까.
여기서 시사하는 것은 간단하다.
내 아이가 사람을 죽였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남편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많은 이야기가 주고 갔다. 남편은 영화를 보는 내내 연경(김희애)에게 감정이입 되었다고 했다. 배우들의 디테일한 연기에 놀라웠다고 했다. 역시 믿고 보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감독이 보여주려고 했던 작은 것들이 그들의 인성이었음을 알게 되면서 사이코패스는 재규라고 했다.
진정 내 아이를 위한 선택은 무엇일까? 답을 알고 있지만, 나는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내 아이 문제 앞에서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계속 질문만 던질 뿐 입 밖으로 답을 내고 싶지 않았다. 내 안의 이기적인 마음을 들킬까 봐. 어쩌면 감독도 그래서 제목을 <보통의 가족>이라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할지 시사하는 봐가 크다.
살아가면서 옳지 않은 선택을 하지 않도록 부모가 올바르게 살아가야 한다. 남을 의식하는 삶이 아닌 나에게 떳떳한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서일까 요즘 인성교육이 화두다. 바른 인성을 가진 사람들이 좋은 세상을 만들고 더 행복하다. 내 아이가 행복하길 바란다면 부모가 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