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수능은 11월 14일 목요일이다. 수험생을 응원하기위해 빼빼로 데이에 거리로 나갔다. 작년에는 비가 와 아웃리치 활동에 어려움이 있었다. 직접 선물을 들고 학원가를 돌아다니면 학생들을 응원했다. 올해는 다행히 날씨가 좋았다. 센터 선생님들 3명과 부모또래상담자 3명이 함께 부스를 설치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오후 4시 아웃리치 활동이 시작되었지만, 지나가는 학생들이 많지 않았다. 드문드문 지나가는 어른들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질문을 던졌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적어주시면 선물을 드리고 있습니다."
"저는 수험생 자녀가 없습니다."
"그럼 어른으로써 한마디 적어주시겠습니까?"
어른이라는 말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펜을 잡고 응원 메시지를 적어주셨다.
"그동안 공부하느라 정말 고생 많았다. 긴장하지 말고 평소대로만 하렴."
이후에도 많은 어른들이 자신의 아이에게 건네듯 마음을 담아 적어주셨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될 거야."
"빛나는 너의 미래를 응원해"
"수능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야. 하지만 지금까지 해온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을 거야."
거리에서 만난 어른들의 진심 어린 말들은 우리 친구들에게 힘이 될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모두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다.
5시 반이 넘자, 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학원에 가는 길인지 바쁘게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안녕하세요,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나왔습니다. 설문에 응해주시면 빼빼로를 드리고 있습니다." 빼빼로라는 말에 발길을 돌렸다.
설문을 어렵지 않다.
"시험이 끝나고 난 뒤 부모님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 가장 듣기 싶은 말을 각각 하나씩 골라 스티커를 붙여주면 됩니다."
많은 학생들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은 결과와 상관없이 따뜻하고 다정한 말이었다. 가장 듣기 싫은 말은 비난의 말이었다. 말이 어렵다면 아무 말 없이 안아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모가 다르듯 자녀들의 성향도 다르기에 내 아이에게 맞는 표현을 하면 된다.
현장에서 느낀 것은 아이들은 실질적인 것을 훨씬 좋아했다. 말도 좋지만 용돈을 올려주거나, 선물을 받고 싶다고 했다. 작년보다 찹쌀떡, 엿의 매출이 30%나 줄었다는 결과가 이와 다르지 않다. 내년에는 조금 더 현실적인 항목을 넣어야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말은 "저희 부모님은 이런 말들을 하지 않으세요."라고 답하던 학생들이었다. 부모의 인식이 바뀌면서 자녀에게 상처되는 말을 하지 않는 부모가 많아졌다는 점에 감동받는 순간이었다.
아웃리치((Outreach)는 out과 reach가 결합된 합성어이다. 필요한 사람에게 닿는 적극적인 봉사활동이다.) 활동을 2년째 함께 하면서 느낀 것은 가까이에서 학생들과 부모들의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다양한 생각을 들으며 더 나은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활동을 하는 동안 수험생 4명을 만났다. 내 자식처럼 진심을 다해 파이팅을 외치고, 잘할 수 있을 거라며 손을 꼭 잡아주었다. 서로의 온기가 전해지면서 학생들은 마지막 컨디션 조절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