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멍육아 1편
#1 마루를 입양하다
2020년 4월이었다.
홍성보호소에서 구름이라는 흰 강아지를 구조하여 임시보호를 하였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고 생명을 하나 살려보고 싶은 마음에서 무작정 시행한 일이었다. 어설픈 실력으로 아이를 보호하다 부산으로 입양을 보냈다. 구름이와 작별을 고하고 제주도로 잠시 여행을 간 동안, 여행 내내 구름이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지속적으로 떠올랐다. 처음 강아지와 함께 해보았기에 힘든 점도 많았지만 행복한 순간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때의 기억과 한 마리라도 더 살려보자는 의지로 홍성에 다시 방문하여 ‘마루’라는 이름을 가진 강아지를 임시보호 형태로 구조하였다. 마루를 구조하며 내년이나 내후년 쯤 우리 부부는 아이를 가질 생각이었기에 우리가 입양을 한다는 전제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런데 일이 생겼다.
부산으로 입양간 구름이가 사라졌다는 소식이 들렸다. 구름이가 최소 8년은 행복하게 지낼 것이라 생각했기에 너무 당황스러웠다. 오픈카톡방, 강아지 카페 등을 가리지 않고 전단지를 보내며 간절히 구름이가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기도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구름이는 무지개 다리를 건넌 후 가족들을 만나게 되었고, 구조자인 동시에 잠시 구름이의 보호자였던 나에게 이 사건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마루를 보낼 수 없었다.
물론 보내지 않는다고 하여 내가 사고를 안 당하게 모두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구름이에게 느끼는 이유를 모를 죄책감에 마루만은 내가 책임을 지고 싶어졌다. 한 마리를 구조하고 입양한다고 하여 세상을 바꿀 수는 없지만, 입양은 강아지 한 마리의 세상을 통째로 바꾸는 일이라고 한다.
나는 그렇게 마루의 세상을 바꿔주고 싶어졌다.